픽업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더글러스 케네디의 <픽업>12편의 짧은 이야기를 모은 단편집이다. 12편의 단편이기에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아닐까 싶었지만 막상 모두 읽고 난 뒤에는 단 하나의 이야기를 들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12편의 이야기가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12편의 이야기들을 통해 작가가 들려주고자 하는 주제가 동일하다는 말이다.

 

12편의 이야기에서 공통으로 느낀 주제 중 하나는 모든 선택의 책임은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해 책임을 지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싶어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런 생각은 든다. 어떤 선택의 결과가 나쁘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12편의 이야기들의 대부분은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가정 파탄에 대한 내용들이다. 여기에서 나오는 잘못된 선택은 물론 배우자에 대한 것이다.

 

작가가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상대방의 단점을 미리 알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었음에도 이를 간과했다는 점에서 분명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런 선택이 이루어진 상황에서는 아마 그것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작가의 말처럼 미연에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을 여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을 때 완벽하게 상대방을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그런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 작가가 그린 것과 같은 파국이 생기는 이유는 뭘까? 이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작가의 말처럼 그 책임을 상대방 때문이라고 몰아가기 때문이다.

 

12편의 짧은 이야기들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서 반드시 생각해야 할 문제를 담은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다. 각 소설에서 찾을 수 있는 멋진 문장들을 두말할 필요도 없고. 역시 더글라스 케네디라는 말로 절로 나오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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