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아마레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6
문형렬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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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로맨스 시리즈 [Roman Collection]의 여섯 번째 작품 <굿바이 아마레>. 앞서 나온 작품들 중 <미인도> 등 네 편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기에 이 책도 기대감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어쩌면 너무나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던 이유는 사랑한다라는 의미의 아마레비통하다, 쓰디쓰다라는 의미가 있다는 말 때문이었다. 어떤 사랑이든지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말의 의미가 가슴 깊게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랑의 열병을 앓아본 다른 사람들처럼 나 역시 그런 마음으로 이 책에 다가갔다.

 

그런데 첫 장면부터 무언가 내 생각과는 달랐다. 몽환적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한다면 상당히 퇴폐적인 장면 묘사에 굉장히 당황했다. 도대체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암스테르담 지사장인 강선배와 함께 아마레라는 카페에 간 허인수. 그가 경험하는 카페의 풍경은 상당히 외설적이다. 반면 강선배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카페의 풍경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그 속에 존재의 의미에 대한 심오한 생각이 담겨있다. 상반되는 듯한 말과 풍경이지만 묘하게도 이 둘이 결코 떨어져있는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아마레에서의 풍경에 놀랐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허인수의 기억을 다시 따라갔다. 아마레. 그는 카페 아마레에 가기 전에 이미 이 단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음을 기억해낸다. 바로 그의 친구였던 한수명 유스토가 아마레의 의미를 알려주었다.

 

놀라운 것은 아마레의 의미를 알려준 한수명의 사랑이 바로 아마레에 담긴 뜻처럼 비통하고 쓰디쓴 사랑이었다는 점이다. 악성골수종양을 앓는 연인 서인애 플로라를 끝없이 사랑했던, 또한 자신의 신앙을 지키고 싶어 했던 한수명. 그 둘은 서로의 깊은 사랑만큼 커다란 아픔을 겪는다.

 

이 둘의 사랑이 안타까웠던 이유는 그들이 그렇게 바란 기적이라는 것 때문이다. 그들이 바란 기적이 과연 진정한 기적인 걸까? 왜 나는 그들이 서로 사랑한 그 자체가 기적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가시질 않는 것일까? 나라면 결코 그들처럼 사랑할 수 없이 때문인가? 아니면 그들이 바라는 기적은 그들의 마지막처럼 결코 그들의 사랑에 별반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인가?

 

모르겠다. 사랑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기에 말이다.

 

아마레, 그리고 굿바이 아마레.

 

머릿속을 뒤흔드는 이 말을 당분간 계속해서 곱씹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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