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의 기도
오노 마사쓰구 지음, 양억관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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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가장 먼저 이 문구가 눈에 띄었다. 평소 일본 작품들을 많이 보지 않기 때문에 사실 아쿠타가와상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그래도 152회나 이어졌다면 상당한 권위를 가진 문학상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에 기대감이 높아졌다(나중에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아쿠타가와상은 일본의 천재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기리기 위해 일본 문예춘추사가 제정한 순수문학상이었다. 우리나라 이상 문학상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9년 전의 기도>는 오노 마사쓰구라는 작가의 9년 전의 기도, 바다거북의 밤, 문병, 악의 꽃으로 이어지는 소설 4편을 수록한 작품집이다. 각각 서로 다른 이야기를 펼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소설들은 알게 모르게 연결되어 있다. 공간이라는 점에서, 사람이라는 점에서.

 

살다보면 힘겨운 일들을 만나는 경우가 한 번 두 번이 아니다. 때로는 온 몸을 내리누르는 무거움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무너져 내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눈을 들어 살펴보면 그런 역경과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보게 된다. 그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도대체 무엇일까?

 

세상을 이기는 힘은 자기 자신에게서 나온다. 하지만 조금만 더 세밀히 살펴보면 자신과 비슷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이를 묵묵히 이겨내는 또 다른 누군가의 모습에서 힘을 얻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나에가 밋짱 언니의 떠올리며 그러했던 것처럼.

 

슬픔에 꺾이지 않는 인간의 마음이 전해지는 작품이라는 표지의 문구처럼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모습들이 잔잔하게 그려진 소설이다. 나 또한 작품 속 인물들처럼 평범하게 애잔하게 살아가는 한 사람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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