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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마운틴 스캔들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카린 지에벨, 그녀가 나를 완전히 뒤흔든다. 읽는 작품마다 온전히 나를 사로잡는다.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그녀의 작품을 또 다시 기다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그림자>, <너는 모른다>, <마리오네트의 고백>. 앞서 읽은 세 권의 소설처럼 이 소설도 마지막 페이지까지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끝없이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며 그녀가 묘사해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마지막 순간의 반전에 푹 빠져들었다.
그녀의 작품을 읽으면 늘 사람의 본성을 생각하게 된다.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의 삶.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 아픈 과거들. 이는 소설 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현실에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관계에서 상처받고, 그 상처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지.
뱅상이 그렇다. 자신을 떠난 아내를 잊지 못하는 그. 잊지 못하면서도 그녀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다른 누구도 믿지 못하는 뱅상. 인생이 묘한 것은 그 자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라는 것. 인간의 삶이란 게 참 묘하다. 세르반 역시 자신의 아픈 상처 때문에 모든 게 쉽지 않다.
이처럼 사람이 상처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사람이 모든 것을 낫게 하는 치료제이기도 하다. 뱅상과 세르반처럼,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이해해주는 이도 역시 사람이다.
카렌 지에벨의 소설은 사람들 속 깊은 상처를 꺼내 조금씩 치료해간다. 스릴러 소설의 묘미도 상당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이를 치료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심리 소설의 묘미는 무어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적이다.
이 소설의 또 다른 재미는 메르캉투르 국립공원이라는 명소를 상상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평소 산에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산에 대한 저자의 생생한 묘사와 생각을 통해 산과 산행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메르캉투르 국립공원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고.
카린 지에벨, 역시 그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