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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가오지 마
루애나 루이스 지음, 김문정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책 뒷면에 실린 평들을 보면 강렬하다, 섬세하다, 아름답다는 말들이 주를 이룬다. 분명히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평보다는 사실적이라는 평이 조금은 더 가슴에 와 닿았다. 정말 그랬다. 마치 지금 내게 일어난 일 같은 그런 느낌.
그렇기에 더욱 섬뜩하다. 이런 일이 현실에서 내게 일어난다면? 스텔라처럼 그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 같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꼭꼭 숨어있던 사람이 그런 힘을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이렇게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스텔라와 유사한 상황에 처했던 친구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3년이 아니라 거의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집 밖으로 나온 적이 없었다. 외출은커녕 전화 통화조차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친구를 세상 밖으로 다시 끌어내는 일은 수많은 사람들의 수없는 노력이 있을 뒤에나 가능했다. 그랬기에 스텔라가 맥스와 블루를 뒤따라가는 용기를 낸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가 생생하게 느껴졌다.
소설의 구성이 참 재미나다. 블루가 스텔라의 집을 찾아온 시점에서의 묘사, 스텔라와 심슨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묘사, 심리 상담을 받는 소녀와 정신과 의사에 대한 묘사가 서로 맞물리면서 과연 이 사건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난다. 마치 마피아 게임을 하는 듯, 누가 진실을 말하고 누가 거짓을 말하는지를 찾아내는 재미도 솔솔하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힘은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이해해주고, 믿어주고, 함께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그 한 사람이 끊어지지 않을 생명의 끈이기에 말이다. 마치 스텔라의 곁에 있던 피터처럼 말이다.
데뷔 소설이 이 정도라면 다음 작품은 어느 정도일까? 기대감이 솔솔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