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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 씨의 삶과 죽음 - 국내 유일 완역판 ㅣ 세계기독교고전 18
존 번연 지음, 고성대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5년 12월
평점 :
천국을 향해 가는 순례자의 모습을 풍자와 상징으로 묘사한 존 번연의 <천로역정>은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라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었을 것이다. 반면 <천로역정>과는 정반대의 의도로 존 번연이 쓴 책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존 번연이 순례자와는 정반대되는 인물인 악인의 모습을 그린 작품은 바로 <악인 씨의 삶과 죽음>이다. 이 작품은 악인 씨가 멸망을 향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소설이다. 즉, 저자 존 번연이 자신의 생생한 체험을 토대로 그린 작품이다.
소설은 현인 씨와 경청 씨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두 사람이 악인 씨의 죽음을 계기로 그가 살아오면서 저지른 죄악들을 하나하나 들춰낸다. 악인 씨는 어렸을 때부터 상상할 수 없는 악을 행하는 자이다. 너무나 그럴싸하게 거짓말을 할 뿐 아니라 남의 것을 탐해 도둑질을 한다. 악인 씨의 부모는 그를 선한 길로 인도하려고 하지만 그는 결코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점점 더 악에 물들어 주일을 견딜 수 없어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거짓으로 일관된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악인 씨의 모습이 정말 나와는 다른 이의 모습일까? ‘그렇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내 모습에 너무나 부끄러워진다. 나도 그와 다를 바 없는 악인의 모습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악인 씨에게는 수많은 형제, 자매들이 있다. 그들 중 하나가 내가 아니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원죄를 가지고 태어난다. 죄의 구렁텅이에서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다. 나도 그처럼 될 수 있다.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가 필요하다. 온전한 회개로 죄에서 돌아서 하나님께로 나아가야 한다. 영원한 멸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우리는 악인 씨의 길이 아니라 크리스천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