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사랑하는 법 소설Blue 3
박선희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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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때 세상 그 무엇보다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한 것은 바로 친구였다. 친구만 있으면 그냥 행복했다. 친구랑 보내는 시간은 무슨 일을 해도 즐거웠다. 수많은 시간이 흘러도 우리의 우정이 결코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말 그대로 수많은 시간이 흐르자 그 때 그렇게 친했던 친구들을 이제는 1년에 한 번 보기도 힘들다. 바쁘고 고단한 나날들 속에 친구들을 만날 여유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 때 내 옆에 있었던 친구들이 지금도 내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소리, 이랑, 은성, 그리고 오드리. 세 친구의 우정 이야기가 상큼하다. 때로는 있는 것 없는 것 다 챙겨주고, 때로는 티격태격하고, 때로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의 아픔만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그들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그 시절 그 때의 내 모습도 떠오르면서.

 

여자들의 심리를 다 알지 못해서 그런가, ‘절교라는 말이 그렇게 쉽게 나올 수 있나라는 생각도 든다. 남자들은 결코 절교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어느 순간 멀어질 뿐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은근슬쩍 다시 낄낄거리거나 혹은 완전히 멀어진 채 다시는 보지 않거나.

 

그런데 이 친구들이 다투는 모습은 확실히 남자들과는 다르다. 마음과는 다르게 절교라는 말을 너무 쉽게 한다. 화가 난 이유는 이해하지만 화를 푸는 방식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결국 서로가 다르게 사랑한다는 이모의 말을 들은 이후에야 자신들을 돌아보는 아이들. 풋풋하고 실수도 많지만 그러면서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것은 아닐까.

 

나도 돌아보니 그랬던 것 같다. 내 방식만이 옳다고, 왜 너는 나와 같지 않냐고, 화내고 싸웠던 시절들. 하지만 그런 시절이 쌓여 이제는 어떤 말을 해도 혹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되었다. 소리, 은성, 이랑도 그렇게 성장해가지 않을까.

 

작가의 말처럼 가볍고 재밌는 소설이다. 그러면서 친구나 우정과 같은 이야기들을 곁들여 독자들이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이끌어준다. 때로는 아프고 힘들지만 훨씬 더 많은 시간 동안 나를 위로해주고 토닥여주는 그런 친구들을 떠올리게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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