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라이징 레드 라이징
피어스 브라운 지음, 이원열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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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밤을 새워 책을 읽었다. 분노에 사무친 대로우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귓가에 울려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가 펼치는 전투가 어떤 결말에 이르게 될지 궁금해서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끝을 보아야만 했다.

소설의 소재가 완전히 새롭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어디선가 한 번은 들어본 듯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대략 <배틀로얄><헝거게임>이 섞여있는 듯한 느낌. 하지만 이들과는 다른 매력이 이 소설 속에 담겨있다. 우리가 성장해가는 삶의 모습이.

 

최하층 계급인 레드에 속한 대로우. 그의 삶이 완전히 바뀌게 된 것은 사랑하는 아내 이오의 죽음 때문이다. 죽음 앞에서 죽음의 노래를 부른 이오는 대로우에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살아가라는 메시지로 그녀의 꿈을 그에게 건네준다. 그렇게 뒤바뀌게 된 대로우의 운명. 이제 대로우는 미천한 레드가 아니다. 그는 최상위 계급 골드로 변해 그들만의 세계에서 새롭게 미래를 펼쳐나가고자 한다.

 

소설은 내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레드와 골드의 싸움이 벌어지고 레드를 이끄는 선두에 대로우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작가는 대로우가 골드의 깊숙한 내부로 들어가 그 속에서 성장해가는 모습으로 소설을 이끌고 간다.

 

기관으로 들어가 성장해가는 대로우의 모습은 인류가 걸어온 모습의 축소판이 아닌가 싶다. 권력을 잡으려고 하는 자들이 내세우는 논리와 행동. 그 속에서 일어나는 자유의 물결. 서로를 향한 사랑.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모습들이 대로우의 눈을 통해 우리 앞에 펼쳐진다. 그렇기에 대로우의 행동 하나하나에,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가슴이 뛰고 슬픔이 흘러내리고 아픔에 고통스러워하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멋진 소설이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전에 끝난 듯한 느낌. 기대에 비해 너무나 갑작스럽게 마무리하는 듯한 결말이 무언가 개운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다음 이야기가 바로 이어질 듯한 마지막 장면도 그렇고(아마 영화를 염두에 두고 쓴 소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독자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모든 요소가 깔린 소설이다. 우리의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야기도 무거우면서도 깊게 다가오고. 다음 편이 나온다면 본격적으로 레드를 위한 삶을 사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데. 기대된다.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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