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 - 완결판
리처드 바크 지음, 공경희 옮김, 러셀 먼슨 사진 / 현문미디어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p.75)

 

사람들이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가장 많이 들려주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말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대학을 졸업하기 전 누군가가 건네준 편지와 책에서 이 말을 읽고 꿈과 희망을 키웠다. 끝없이 도전한 조나단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솟구쳤다.

 

이번에 <갈매기의 꿈>을 다시 읽으면서 그 때의 그런 느낌이 되살아났다. 가슴 벅찬 감동이 다시 물밀 듯이 몰려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생각도 들었다. 과연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의 꿈은 그저 높이 나는 것이었을까, 라는.

 

젊었을 때는 희망을 얘기하고, 꿈을 얘기하고, 비전을 얘기하는데 빠져있어서 그랬는지 계속되는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조나단의 모습만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이번에 눈에 들어온 조나단의 모습은 그것이 아니었다. 꿈을 향해 매진하는 조나단이 자신이 속해있던 무리를 향해 다시 돌아갔던 그 모습이. 바로 그 모습이 더 깊이 다가왔다.

 

자신을 추방한 무리. 하지만 결코 잊어버릴 수 없는 무리. 그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자유의 이야기. 희망의 이야기. 조나단이 꿈꾼 것은 한 때 자신이 속했던 무리의 다른 동료들이 자신과 같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 바로 그것이 아니었을까?

 

조나단의 그런 꿈을 달리 말하면 결국 사랑이다. 갈매기 챙이 그에게 남긴 그 말.

 

조나단, 계속 사랑을 연마하게.”(p.74)

 

나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희망을 키워나가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자유를 누리는 것이 아닌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들려주고 나눠주고 그들 속에도 담긴 한 알의 씨앗을 싹트게 해주는 그런 사랑.

 

조나단처럼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을 품은 자들이 있었기에, 또한 그들이 깨우친 생각을 전해주고, 그들이 발견한 진리를 들려주고, 그들이 찾아낸 삶의 원리를 가르쳐주기를 원했던 이들이 있었기에 인류가 지금과 같은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조나단의 이런 사랑은 이번에 새롭게 덧붙여진 4장에서도 볼 수 있다. 의례와 의식에 빠진 다른 갈매기와는 달리 혼자만의 길을 찾고 있는 갈매기 앤서니에게 다시 나타난 존의 모습. 바로 그 장면이 또 다시 갈매기 조나단이 꿈꾸던 사랑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착각인 걸까?

 

이런 생각 때문일까? 이번에 책을 읽고 나서는 마음이 참 무겁다. 내가 살아가는 모습도, 다른 이들을 향한 마음도 아직은 너무 부족한 것 같아서 말이다. 그래도 다시 날아보련다. 가장 높이 날려고 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볼 수 있고, 가장 멀리 보려고 하는 갈매기가 가장 많은 사랑을 전해줄 수도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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