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그에게 휘둘리는가 - 내 인생 꼬이게 만드는 그 사람 대처법
크리스텔 프티콜랭 지음, 이세진 옮김 / 부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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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간 무인도에서 산 로빈슨 크루소나 비행기 사고로 4년 동안 아무도 없는 고립된 섬에서 지낸 캐스트 어웨이의 주인공 척 놀랜드가 아니라면 사람은 누구나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문제는 상대방에 대한 영향력을 지나치게 발휘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에게 휘둘리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의외로 우리 주변에서 이런 사람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매 맞고 사는 아내,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는 아이들, 상사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지 못하는 부하직원, 상하 관계에서 벌어지는 성희롱 등등 정상적인 관계를 벗어난 채 상대방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것을 저자는 심리 조종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조종이라는 말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꼭두각시이기 때문일까, 심리 조종이라는 말에 섬뜩함이 느껴진다. 이 용어는 누군가의 심리를 조종하는 자가 마치 완전무결하고 전지전능한 신처럼 행동한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에 더욱 무서운 느낌을 갖게 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옛말이 떠올랐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 조종하는 사람만으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조종 받는 사람의 암묵적인, 무의식적인 동의가 있기에 우리가 말하는 크나큰 문제가 생긴다는 그런 생각.

 

그렇다. 이런 모습이 바로 우리가 주변에서 자주 보는 조종하는 자와 조종 받는 자의 모습이다. 사랑한다면서 폭력을 행사하고 그런 사람을 미워하고 무서워하면서도 조그마한 선물하나에 그를 선뜻 다시 받아들이는 사람도, 도저히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상사의 지시에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며 저항하지 못하는 사람도, 모두 이런 관계에 빠진 이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이에 대한 해결책 또한 우리의 현명한 선조들의 조언, ‘지피지기면 백전백승말에 담겨있다. 저자 역시 그렇다고 한다. 심리 조종자의 가면 속 어린아이를 확인하는 일이 이들과 맞서 싸우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를 전능자로 보지 말고 오히려 자기 것만 챙기며 때로는 아무 거리낌 없이 잔인한 행위를 하는 미성숙한 어린이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 후에 자신을 돌아보아야 하다. 자신의 두려움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에서 끝나는지. 심리 조종자의 의심, 두려움, 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생각들에서 벗어나고자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한다. 그러면서 평온하면서도 단오하게 자기주장을 펼쳐야 한다.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올바른 관계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그 답이 다르겠지만 이런 관계가 가장 올바르지 않을까 싶다. 서로를 서로의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는 관계. 그런 관계가 이루어질 때 조종하는 일도, 조종을 받는 일도 없는 행복한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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