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맨 리버 Old man River K-픽션 11
이장욱 지음, 스텔라 김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K-Ficiton Series. 사실 이런 시리즈가 있는지 알지 못했다. 이 책이 시리즈 중 11번 째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K 픽션 시리즈는 한국문학의 새로운 성취로 기록될 젊은 작가의 최근작을 엄선하여 작품을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수록하여 국내외에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이려는 목표로 출간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시리즈이다.

 

K 픽션 시리즈 11번 째 작품인 <올드 맨 리버>1994년에 현대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한 후 2005년 문학수첩작가상을 받으며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한 이장욱님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한·영 모두 합쳐 80페이지 정도의 분량인 단편이다. 그런데 그렇게 길지 않은 이 작품을 보며 참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자는 요즘 발표되는 한국 문학의 추세가 그렇다고 말한다. 아마 이 작품도 그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머나먼 타국에 입양되었다가 성장한 뒤 부모를 찾아온 이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결정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알은 이태원에 위치한 생맥주집에서 일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알은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거리에 흘러넘치지만 자신은 완전히 혼자라고 느낀다. 이런 알이 읊조리는 히스 레저가 말한 문장.

 

내 팔에 있는 문신 ‘Old Man River’는 그저 노래가 아니라 몇 가지 뜻이 있다.... 내 삶은 그 강을 따라 노를 저어 내려가고 있는 것처럼도 느껴진다. 나는 내 길을 가고 있고 삶은 막 속도를 높이려 한다.

 

하지만 알은 위 문장처럼 정말 강을 따라 노를 저어가며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흐르는 강물에 담긴 수많은 한 줌의 물에 불과한 것일까? 알의 양아버지 니콜라가 말하듯이 숫자로 대변되는 것이 우리네 삶일까?

 

찌가 흔들리지 않는 강물을 오래 바라보는 일은 그만두고 싶다며 미시시피 강의 애칭인 올드 맨 리버에서 자살한 니콜라, 입양아 얘기를 하다 어쩔 수 업는 상황이지 않았겠느냐는 사회자의 말에 물고기의 입은 피로 가득하다는 알의 말을 보면 누군가의 인생은 오로지 함께 흐르는 강물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자신만의 모습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 삶은 지금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강물의 흐름에 몸을 맡긴 물고기처럼 그저 그런 평탄한 삶일까? 아니면 찌에 걸려 피가 흘러넘치는 모습일까? 궁금해진다. 내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