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함께 떠나버려
아녜스 르디그 지음, 장소미 옮김 / 푸른숲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을 읽고 작가의 따뜻한 마음을 읽었다. 우리사회에서 사라져가는 듯한 희망을 모습을, 서로를 아끼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던 작품이다. 그랬기에 그녀가 쓴 신작 <그와 함께 떠나버려>에서도 희망을, 따뜻함을 기대하였다.

 

일단 주인공의 이름이 눈에 팍 들어온다. 로미오와 줄리에트. 너무나 친숙한 연인의 이름.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나오는 불운의 연인들. 그렇다면 이 작품에서의 로미오와 줄리에트도 그런 걸까?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라 그와 함께 떠나버리라고 말했던 것일까?

 

언뜻 시작은 그렇다. 소방관인 로미오는 아이를 구하다 크게 다쳐 병원으로 실려 가는데, 그곳은 바로 줄리에트가 간호사로 근무하는 곳이다. 환자와 간호사로 만난 그들 사이에 알게 모르게 미묘한 감정의 흐름이 일어나지만 줄리에트에게는 오랫동안 같이 살고 있는 로랑이 있다. 이렇게 이들은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는 걸까?

 

한편 로미오에게는 폭력적인 아버지로부터 지켜야했던 동생 바네사가 있다. 로미오가 그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바네사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남자애들과 섹스를 하지만 기욤을 만나면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면서 자신을 존중하게 된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로미와 줄리에트. 그러던 중 어렵게 임신했지만 로랑의 폭행으로 유산을 한 줄리에트는 자신을 얽어맸던, 자신을 잃게 했던 틀에서 벗어나 알렉상드르와 바베트, 그리고 그녀를 찾아온 로미오처럼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시작한다.

 

나를 버린 상태에서의 관계에는 진정성이 생길 수 없다. 그렇기에 수많은 현인들은 먼저 자신을 사랑하라고, 자신을 존중하라고 우리에게 말한다. 이 책의 저자 아녜스 르디그도 우리에게 말한다. 자신을 얽어맨 고리를 벗어던지고 스스로를 존중하는 삶을 살아가라고. 그것이 진정으로 위대한 삶의 승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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