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한 위인전

찌질한 위인전 - 위인전에 속은 어른들을 위한
함현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 완벽함은 신의 속성이지 인간의 속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완벽함이 없다는 말은 결국 그 어떤 인간이든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딘가 부족한 점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부족함이 오히려 위대한 인간이 되는 토대가 되기도 한다.

딴지일보의 연재 코너를 책으로 엮은 <찌질한 위인전>에서 바로 그런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위대한 인물들의 부족함, 저자의 표현대로 하자면 찌질함이 위인들이 스스로에 대해 각성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들은 자신의 찌질함을 인정하고 다음 단계로 걸어갈 수 있었다. 그렇기에 저자는 이들이 위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이들의 업적이나 작품이 아니라 그런 업적이나 작품을 만들기까지 그들이 이겨낸 과정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독자에게 9명의 위인들과 2명의 의외의 인물들이 살아간 모습을 들려준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바로 내 모습이 그들의 모습 속에 겹쳐진다. 다만 그들은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감추려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그런 부족함을 통해 가장 밑바닥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며 이를 이겨낸다. 그것이 평범한 사람과 위인의 분명한 차이이다.

11명의 인물들을 만나는 여정이 재미있다. 위대한 인물의 모자란 이야기이기에 재미있기도 하고, 그 속에 얽힌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감동적이기도 하고, 멀게만 보였던 이들이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와 나를 위로해준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 누구보다 가슴 깊이 다가왔던 인물은 저자가 가장 먼저 소개한 김수영 시인. 수많은 필자들이 추천하는 김수영 시인의 삶에 얽힌 이야기가 당분간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듯하다. 이는 저자가 김수영 시인을 가장 먼저 소개한 두 가지 때문이다.

‘불가능한 꿈과 이상’ 그리고 ‘스스로의 밑바닥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

너무나 평범한 이 말이 내게도 가장 묵직한 울림이 되었다.

지금 자신을 탓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당신이 힘겹게 살아간 그 과정을 세상이 위대하다고 말한 그 사람도 바로 그런 길을 걸어갔기 때문이다. 위대한 그 사람을 보며 우직하게 당신만의 길을 걸어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