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사회 - 불평등은 어떻게 나라를 망하게 하는가
최환석 지음 / 참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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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회항, 갑질.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사건의 개요를 몇 단어로 간추려 설명하자면 아마 이 세 단어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 중에서 대한민국의 국민들을 분노케 한 것은 바로 갑질이라는 단어이다. 언제부터인가 세상은 갑과 을이라는 관계로 이루어졌고, 갑은 을을 향해 무한한 권력을 가진 존재로 군림하기 시작했다. 이런 갑이라는 존재가 그리 부러웠던가? 아니면 을이라는 위치가 그렇게 서럽고 힘들었던 걸까? 어느 순간 을이었던 존재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갑이 되어 거리낌 없이 갑질을 해대는 세상이 되었다. 말 그래도 갑질 사회가 되었다.

 

저자는 이런 갑질이 이미 예전부터 존재했다고 말한다. 역사적으로 신라, 고려, 조선의 시대에서도 이런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었다고 한다. 이는 중앙집권화를 통해 권력이 몇몇 사람에게 집중되었고, 권력을 누리게 된 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지 않기 위해 진입장벽을 세워 심각한 불평등을 야기하였다. 이들은 그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나라를 팔아버리는 일도 서슴지 않고 저질렀다.

 

문제는 기득권층이 혹은 그 누군가가 교묘하게 만들어놓은 불평등이 지금 이 땅에서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경제적 불평등이 점점 더 심해지면서 경제적으로 우위에 선 자들이 자연스럽게 갑질을 해대는 사회가 된 것이다. 저자는 이런 불평등의 문제는 바로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작인 <나는 한국경제보다 교육이 더 불안하다>에서 주장한 국공립대학 통합 네트워크의 실행을 주장한다.

 

교육에서의 불평등은 누구나 실감할 것이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비용이 얼마이든지 간에 이를 아낄 부모가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이들의 사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모든 사람들에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 간의 격차는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도 있지만 오늘날의 사회는 그렇지 못하다. 돈을 들인 만큼 결과가 달라지는 시대이다.

 

이런 교육에서의 불평등 문제는 결국 대학 서열화에 따른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국공립대학 통합 네트워크를 주장한다. 이 안은 2003년 정진상 경상대 교수가 제안한 것으로 국공립대학과 일부 사립대학을 통합해 높은 교육수준의 대학을 전국에 골고루 설립하여 아이들에게 선택의 넓혀주어 입시지옥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경쟁 지향적, 서열 지향적인 교육구조를 탈피하고자 한다.

 

저자의 주장이 모두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안이 교육에서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안이 될 수도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고, 여러 이유로 비판을 하지만 저자는 이런 비판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을 해가면서 이 안이 제시하는 최종 목표는 서열에 집착하게 만드는 사회구조 개혁이라고 말한다.

 

갑질에 대한 논쟁에 불이 붙은 이 시대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불평등을 해결하는 것이다. 교육에서도, 경제에서도, 무엇보다 정치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가야 한다. 이를 위해 올바른 정치인, 정당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우리에게 있음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이를 행사해야 한다. 이런 권리 행사로 이 사회를 뒤흔들었던 갑질이라는 대한민국의 뿌리 깊은 사회적 병폐를 치료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 땅에 사는 우리 모두의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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