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육아 - 이 시대 부모와 아이를 이어주는 따뜻한 소통의 본질
수잔 스티펠만 지음, 이주혜 옮김 / 라이프로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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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느낀 것은 아니겠지만 아이가 태어났을 때 온 세상을 가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나 다른 집안과는 달리 남자들만 득시글대는 집안이다 보니 80년 만에 처음으로 집안에 태어난 딸아이는 모든 이들의 온갖 사랑을 다 받으며 귀하디 귀하게 자라났다.

 

이렇게 태어날 때부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아이를 보며 내가 생각하는 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자라기를 기대했지만 웬걸, 걷기 시작하고, 말을 하기 시작하고,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아이는 점차 내가 원하고 생각하던 아이로 자라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순간 아이를 제대로 가르쳐야겠다는 마음을 품고 교육에 나섰지만 귀한 딸아이에게 결국은 매일 같이 지는 아빠가 되고 말았다. 혼을 내다가도 아이의 애교 한 번에 바로 나가떨어지는 그런 아빠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아내가 아이를 제대로 양육시키고 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가장 큰 이유는 맞벌이 부부이다 보니 아내가 아이를 돌볼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나 고민스러운 상황이었다. 그 때 저자는 내게 이런 얘기를 던져주었다. 아이의 삶에 선장이 되어 주라고. 변호사나 독재자가 되지 말라고.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했지만 점차 저자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아이를 한 명의 인격체로 대하고 있으며, 아이가 태어나면서 내 생각과 삶이 바뀌어 말 그대로 내 생애 최고의 스승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는 내게 정말 부족한 것 중 하나는 바로 명확한 선을 긋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아이가 잘못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저 허허거리며 넘어갈 때도 있고, 잘못을 지적하다가도 앞서 말했듯이 아이의 애교나 울음에 쉽게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이는 분명 잘못된 육아법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쉽게 고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저자의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깊이 내가 얼마나 잘못된 길로 아이를 데리고 가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선장이라고 선원이 바닷물에 젖는 것을 모두 막아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바닷물에 젖은 선원 옆에서 끝까지 믿어주고 함께 나아가는 것이 바로 진정한 선장이다. 그런 선장의 모습이 아이들을 키우는 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아이들이 아파하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힘들어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런 모든 일들을 겪고도 아이가 오롯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옆에 있어주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기다려주는 것, 그것이 바로 부모의 역할이다.

 

그렇기에 책의 제목이 <흔들리지 않는 육아>이다. 닻을 내리고 흔들리지 않는 배의 선장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부모의 모습이다. 이제는 바로 내가 그런 선장이 되고자 한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딸아이의 온전한 삶을 위하여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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