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의 행복
손대현.장희정 지음 / 조선앤북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인가 모든 일에 조급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늦어지는 기미가 보이면 마음이 불안해지면서 안달복달 못하는 내 자신을 보는 경우가 흔해졌다. 그런데 이런 증상이 나에게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하다보면 모두들 예전보다 너무나 조급해졌다고 한다. 물질적으로 많이 풍부해진 시대이지만 심적으로는 오히려 궁핍해진 시대가 되었다.

 

삶의 목표가 행복이라고 말하지만 행복을 느낄 겨를도, 행복을 찾을 시간도 없는 이 시대에 진정한 행복을 찾으려고 하는 시도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슬로시티 운동이다. 슬로시티, 느린 삶을 살아가면서 삶의 균형과 행복을 찾고자 하는 도시들의 움직임이 시작된 곳은 이탈리아의 그레베 인 키안티이다.

 

사람들이 대도시로 몰려들면서 지역 도시들은 인구와 소득 감소, 고령화 등의 문제를 안게 되었다. 슬로시티를 시작한 이탈리아 그레베 인 키안티도 이런 문제들을 안고 있었다. 그러다 침체된 도시를 살리고, 지역 사회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슬로푸드운동이 슬로시티 창시자인 파올로 사투르니니 시장에 의해 전개된다. 그 후 이런 슬로시티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201411월 기준으로 30개국 192개 도시에서 시행되고 있다.

 

슬로시티의 철학은 자연, 정체성, 공동체를 통한 상생과 조화로 행복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슬로시티본부에서는 자연을 가장 강조한다. 생각해보면 자연을 무시한 인간의 삶은 결국 자연이 돌려준 재앙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기에 슬로시티 철학에서는 자연대로 천천히 살기를 강조한다.

 

슬로시티는 삶의 속도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다. 삶의 방향에 중점을 둔다. 슬로시티는 풍요와 삶의 질을 추구한다. 이런 삶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한국슬로시티본부가 제안하는 행동 강령 16가지는 이렇게 삶의 질을 높이고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이다. 쉬워 보이지만 실제 지키기에는 쉽지 않은 행동 강령들이다. 한 예로, 13번째 강령인 온라인 안식 갖기, 핸드폰 휴대하지 않는 날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힘들어 할 강령이지 않은가?

 

무엇보다 이 책에서 마음에 들었던 내용은 국제슬로시티로 선정된 우리나라 도시들을 소개한 부분이었다. 아이와 함께 자연과 인간과 전통을 둘러보고 숨겨진 보물인 각 지역의 행복 창고를 찾아본다면, 그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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