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미국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나익주 감수 / 와이즈베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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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재보궐 선거가 여당인 새누리당의 승리,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로 끝났다. 시대적인 흐름에서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결과이다. 수많은 쟁점들이 여당에게 불리한 상황에서 어떻게 재보궐 선거는 여당의 승리로 끝날 수 있었던 걸까?

 

조지 레이코프는 이런 선거결과에 대해 프레임의 승리라고 말할 것이다. 프레임이라는 단어는 미국의 미디어 연구자인 토드 기틀린을 사용했지만 프레임의 의미를 구축한 이는 인지언어학의 창시자이자 저명한 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일 것이다.

 

조지 레이코프는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에서 프레임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은 책 제목에 담겨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오히려 코끼리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이를 생각의 틀, 즉 프레임이라고 불리는 체계가 뇌에서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프레임을 다시 정의하자면, 프레임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다.

 

이런 프레임을 잘 사용하는 이들이 바로 보수주의자들이다. 반대로 진보주의자들은 보수주의자들이 만든 프레임에 갇혀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렇기에 저자는 보수주의자들과의 대결에서 이기려면 진부조주의자들의 생각과 사상을 뒷받침하는 프레임을 구축해야 한다고 한다. 물론 이런 틀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구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진보주의자들은 여전히 이 부분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보수주의자들과의 경쟁에서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저자는 10년 전에 이 책을 출판한 후 이번에 전면개정판을 출판하였다. 저자는 이번 개정판에서는 아직 프레임으로 구성되지 않은 최신 쟁점들, 예를 들어 자유의 문제나 빈부 격차의 가속화에 대한 피케티의 생각 등을 다루면서 지난 10년간 민주당이 여전히 프레임 전쟁에서 지게 된 이유를 찾고자 하였다.

 

물론 저자는 미국의 상황을 토대로 이 책을 집필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정치 상황과는 별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이번 선거결과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진보주의자들도 보수주의자들이 던져놓은 수많은 프레임에 틀에 갇혀 있다. 이를 걷어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진보주의자의 가치를 담은 프레임을 만들어가야 한다. 또한 상대편이 쳐놓은 프레임의 덫을 제대로 살펴야 할 것이다. 이 나라 정치의 올바로 나아기를 바란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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