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사기꾼들 - 다른 사람을 속이며 살았던 이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
이언 그레이엄 지음, 이은경 옮김 / 시그마북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사람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말이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정말 믿을만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줄 것 못 줄 것 다 주며 함께 잘 살고 싶었는데. 그 친구가 보여준 모든 게 다 거짓이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를 속였던 것이다. 도대체 나는 그 친구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아니 제대로 아는 것이 있기나 했는지. 그때 하늘이 무너진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이렇게 사람들을 속이는 이들을 우리는 사기꾼이라고 부른다. 어떤 사기꾼들은 자신의 정체를 속이고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간다. 어떤 이들은 시대적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이의 모습을 둘러쓴 채 삶을 살아간다. 스파이나 간첩처럼 국가적으로 만들어낸 사기꾼도 있다.

 

<세상의 모든 사기꾼들>에는 다양한 유형의 사기꾼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상습범, 성별을 바꾼 사람들, 가짜 상속자, 도망자 등등. 그렇지만 이런 사기꾼들이 모두 비난을 받아야할 악인들인 것만은 아니다. 사회적 구속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성별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이들에게는 비난이 아니라 연민과 아픔을 느꼈다.

 

어떤 사기꾼들의 행각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우리에게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이 있다면 프랑스에는 파리 에펠탑을 판 빅토르 루스티그가 있다.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빅토르 루스티그는 에펠탑을 두 번이나 팔아먹었다. 그 뿐 아니다. 알 카포네라는 악명 높은 갱을 속여 5만 달러를 투자 받는다. 이 정도면 세계 최고의 강심장이라 부를만하다.

 

각양각색의 사기꾼들이 벌인 사기 행각이 아주 흥미롭다. 겉보기와는 다른 사기꾼이라 불리는 이들의 삶과 그런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에 분노가 일어나기도 했고 안타깝기도 하였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과연 진실한 내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이고 있을까? 아니면 나 역시 이들처럼 무언가를 속인 채 살아가고 있는 걸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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