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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지 않는 나라
이제홍 지음 / 푸른향기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일본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우리나라가 독도를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다는 문구를 모든 교과서에 실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외교적으로도 독도에 대한 점유권을 주장하면서 우리나라와의 관계에 별반 신경 쓰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이는 등 일본의 행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런 일본의 행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제홍의 <지워지지 않는 나라>에서는 일본의 행보와 중국의 동북아공정을 모두 꼬집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물론 이 책의 소재는 일본이나 중국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은 어쩌면 우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백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우리에게 백제는 어쩌면 고구려와 신라에 치인 약소국의 모습으로만 기억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백제가 그런 나라가 아니라고 말한다. 백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본토와 동남아시아에 걸쳐 대제국을 이룬 나라였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
소설은 문화재청 공무원인 백동운의 피살 사건으로 시작한다. 이 사건과 관련해 담당 형사들은 금동 대향로를 둘러싸고 백동운과 크게 다툰 서민준을 주요 용의자로 주목한다. 살인 사건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일제의 행보에 주목하다 ‘다시 꿈틀거리는 정한론’이라는 칼럼을 쓴 김명석의 죽음으로 이어지고, 미수에 그쳤지만 중국대사관의 문화참사관인 은미령도 칼에 찔려 중태에 빠진다. 이 사건들이 일어난 장소는 서로 달랐지만 사건 담당형사들은 모두 서민준을 용의자로 지목한다. 한편 서민준은 일본의 행보에 주목했던 김명석의 파일과 백동운씨의 메모를 토대로 백제연구회 소속 인물인 오우치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과연 백동운과 김명석을 살해한 이는 누구인가? 일본인들이 백제의 유물인 금동 대향로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설을 보며 백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 땅의 역사에서 백제가 가지는 의미는 너무나 미약하다. 하지만 소설에 나오듯이 백제의 위상의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걸친 대제국을 이룬 나라였다면, 백제는 또 다른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또한 우리에게는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런 의무를 방치한다면 어느 순간 중국의 동북아공정에 우리의 역사를 모두 빼앗기고 말지도 모른다. 또한 소설 속 인물 김명석이 주장하는 일본의 행보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치욕의 역사를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백제는 결코 지워지지 않는, 지울 수 없는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나라이다. 우리의 위대한 선조들의 이야기를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나아갈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