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할런 코벤 지음, 이선혜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소위 대박을 친 영화의 후속편은 성공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한다. 어째서 그런 걸까? 아마 관객의 높아진 기대치 때문일 것이다. 전편에서 영화를 보다 열 번 웃었다면 후속편에서는 열한 번 웃어야 하고, 10분 동안 눈물을 흘렸다면 그 다음 편에서는 최소한 11분은 울어야 하고, 영화를 보는 중의 심박수가 초당 80이었다면 그 후에는 81이상을 기대하다보니 전편을 뛰어넘는 영화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법칙은 영화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소설에도 이 법칙이 적용된다. 이번에 읽은 <6>은 세계 3대 미스터리 문학상을 석권한 스릴러의 거장 할런 코벤의 작품이다. 그런데 이 작품이 딱 관객들이 영화의 후속작품에서 느끼기 쉬운 그런 기분이 들게 하였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을 먼저 읽었다. <>에서 받은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였을까,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했다. 네티즌 리뷰도 최상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상대적으로 높은 평점이어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고 나서는 예상과 다른 전개에 아쉬움이 흘러넘쳤다. 작품이 재미없다거나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저 먼저 읽은 <>이라는 작품과 비교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재미나 반전이나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개인적으로 독자에게 사소한 단서를 툭툭 던지면서 마치 범인을 찾을 수 있으면 찾아보라고 도발하는 듯한 작품들을 좋아한다. 책을 읽다 놓쳤던 혹은 그저 스쳐지나갔던 내용이 마지막 순간에 범인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임을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짜릿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6>은 조금 아쉽다. 작가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상황들, 작가가 제시하는 이야기를 그저 따라가야만 하는 구성이라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물론 이 책에서도 스쳐 지나듯 단서를 흘리지만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사랑에 빠진 남자가 연인을 찾아가는 여정이 참으로 아름답고 세심하게 그려져 있다. 또한 제이크의 친구인 베네딕트가 가진 아픔도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차가운 스릴러물이라기보다 따뜻한 사랑이야기의 느낌이 더 크게 다가오기도 한다.

 

파라마운트 영화사에서 휴 잭맨을 주인공으로 영화를 만든다고 하는데, 영화로 만들어진 <6)은 책과는 달리 어떤 느낌을 줄지, 또 다른 기대감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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