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련
미셸 뷔시 지음, 최성웅 옮김 / 달콤한책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그림자 소녀>를 읽으면서 참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한 미셸 뷔시의 작품을 다시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검은 수련>은 미셸 뷔시가 2011년에 출간한 작품으로 귀스타브 플로베르 대상 등 수많은 상을 휩쓴 작품으로, 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지베르니 마을을 배경으로 일어난 살인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책을 읽고 나서 든 첫 번째 느낌. 입이 근질거려 참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왜 스포일러가 스포일러가 될 수밖에 없는지 이 작품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다.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이야기에 끝인가 싶었는데 또 다시 독자에게 충격을 주는 마지막 장면은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으면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을 정도이다. 아마 이런 느낌 때문에 영화나 소설에 대한 스포일러가 생기는가 보다.

 

두 번째 느낌. 눈에 보이는 것만 따라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 저자의 트릭이기도 하지만 이 소설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왠지 장자의 나비 이야기가 생각난다. 나비 꿈을 꾼 장자가 꿈을 깬 후, 자신이 진정한 장자 자신인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자신이 된 것인지? 자신이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장자 자신이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를 물어보았던 것처럼 이 소설 속 이야기는 독자가 꿈을 꾸는 듯, 혹은 환상 속에서 헤매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세 번째 느낌. 미술에 대해 그다지 아는 바가 없는 나에게 이 책에서 말하는 인상주의 화가들, 물론 모네의 <수련>을 포함해 미술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 소설 속에서 주로 다루는 이야기는 모네이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화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서 인상주의 화가와 작품들을 이리 저리 검색하게 된 계기였다.

 

네 번째 느낌. 소설의 배경이 되는 지베르니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것. 물론 이 책 뿐 아니라 소설에 나온 장소에 대한 궁금증은 늘 가지게 되지만 이 도시는 다른 곳과는 달리 머릿속에서 그려진 풍경과 실제 지베르니의 모습의 모습을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크게 느껴져서 언젠가는 꼭 한 번 가봐야겠다.

 

마지막으로 정말 솔직하게, 초반에는 기대했던 만큼 사건의 흐름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아 약간은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서서히 독자를 몰아가는 이야기에 어느새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읽어나가다 마지막 순간에 이른 내 모습을 보았다. 흡입력 최고다. 처음에 말했듯이 반전을 거듭하는 구성은 말할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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