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븐스 섀도우
데이비드 S. 고이어.마이클 캐섯 지음, 김혜연 옮김 / 청조사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SF물은 거의 읽거나 보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이상하게 눈에 자꾸 들어왔다. 어느 날인지 모를 미래 세계를 그린 듯한 책표지의 이미지에 담긴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 두 명의 작가도 좋았다. 특히 마이클 캐섯이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환상특급>을 작업했다는 소개에 눈길이 갔다. <환상특급>은 지금까지 내게 가장 강력한 인상을 남긴 미드 중 하나이다.

 

초반에는 SF물이라는 느낌이 그다지 들지 않았다. 그저 키아누라는 지구 근접 천체에 먼저 도착하고자 하는 NASA의 데스티니 7호와 러시아-인도-브라질 연합을 대표하는 브라마호의 경쟁을 얘기하고 있어서 언뜻 SF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키아누에 도착한 데스터니 7호의 잭과 이본이 키아누를 탐사하다 뜨거운 증기 돌풍에 이본이 다치게 되면서 키아누의 정체에 대한 의아함이 커져만 간다. 이본을 구출한 후 데스티니와 브라마호의 승무원들은 함께 키아누를 탐사하는데, 그들은 거품에서 분리된 보초라는 외계 생명체를 만나게 된다. 그렇다. 키아누는 지구 근접 천체가 아니라 외계 생명체가 만들어낸 인공 구조물, 즉 우주선이었다. 이제 소설은 점점 더 SF물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소설은 점점 우리를 상상의 세계로 이끌어간다. 외계 생명체의 공격을 받은 포고가 죽은 후 키아누의 환경이 점점 변해가는 것을 깨달은 나탈리아와 잭은 헬멧을 벗고 키아누의 환경이 점차 인간이 살 수 있는 공간의 형태로 변해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좀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한 이들은 인간의 형상을 닮은 무엇인가를 보는데, 그것은 바로 2년 전에 죽은 잭의 아내 메건과 나탈리아와 함께 훈련했던 콘스탄틴이었다.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둘 다 이미 예전에 죽은 자들인데, 죽은 이들이 진짜로 다시 살아난 것일까?

 

키아누를 둘러싼 건축가라는 불리는 존재와 리버라는 존재와의 대립. 점점 더 재미있어졌다. 소설의 묘미는 상상력을 통한 낯선 세계와의 만남이지만 SF물은 이처럼 우리의 상상을 완전히 뛰어넘는, 현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듯한 이야기로 우리를 이끌기에 더욱 재미있다. 과연 이들의 대립은 어떻게 끝나게 될까?

 

그런데 SF물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완전한 허구의 이야기일까? 글쎄, 그건 확신하지 못하겠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하게 될 실제 상황일지도 모른다. 커다란 우주는 아무도 알지 못하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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