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주식회사
사이먼 리치 지음, 이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하나님이 대표로 근무하고, 천사들은 마치 인간들처럼 끝없는 야근에다, 승진을 노리며 라이벌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며 일하는 회사, 바로 천국 주식회사이다.

 

천국 주식회사의 모습은 생각과는 달리 우리가 근무하는 회사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최고 경영자의 눈치를 보며 그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고위 관리직원들의 모습은 얼마 전에 있었던 모 항공사 임직원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어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반면 기적부에서 근무하는 크레이그의 모습도 인간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일과 야근에 치여 주변 천사들과의 관계나 데이트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이 우리 주변에서 항상 보는 직장인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천국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모습만 우리네 인간들의 모습과 비슷한 것은 아니다. 회사를 운영해 나가는 방식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부하직원들이 기껏 열심히 일해서 올린 기획안이 제대로 평가도 받지 못하는 모습이나 규칙에 얽매여 필요할 때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직된 모습 등도 우리들이 다니는 직장과 달라 보이지 않는다.

 

우리네 직장과 별반 다르지 않은 천국 주식회사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기도 수취부에서 일하던 일라이자가 기적부로 승진해서 올라온 후 컴퓨터 모니터 뜬 코드 블랙을 하나님께 보고하면서 시작된다. 일라이자는 자신이 정리한 기도문들을 하나님이 읽어본 적도 없다는 사실에 실망하며 하나님께 일을 그만두는 게 어떻겠냐고 도전적으로 말한다. 그녀의 말을 들은 하나님은 대표 자리를 그만두고 지구도 한 달 후에 파괴하겠다고 말한다. 자신의 말 한 마디에 지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일라이자는 크레이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일라이자를 돕기 위해 하나님을 만난 크레이그는 기도문 중의 하나를 들어주면 지구를 파괴하지 않겠다는 하나님의 답변을 듣는다. 크레이그와 일라이자는 수많은 기도문 중에서 그들이 이루어줄 수 있다고 생각되는 기도문 하나를 고르는데,

 

크레이크와 일라이자는 샘과 로라의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기로 한다. 하지만 서로를 간절히 원하는 이들은 서로의 마음을 내비치지 못해 오랫동안 서로의 주변을 맴돌기만 한다. 일견 이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혹시나 거절당하면 어쩔까하는 생각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마음, 두려움이라고 하는 마음 때문에 이들은 사랑을 이루어갈 수 있음에도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사랑에서 뿐만 아니라 많은 일들에서 사람들은 두려움 때문에 쉽게 이룰 수 있는 일도 시도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두려움은 벗어나기 어려운 그물이기도 하지만 반드시 넘어야 할 산임에는 분명하다. 이 산을 넘을 때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자. 어쩌면 기적을 도우려는 천국 주식회사 직원들이 알게 모르게 나를, 또한 당신을 돕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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