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대 책 - 코스모스에서 뉴런 네트워크까지 13편의 사이언스 북 토크
고중숙 외 22인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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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대세다. 최근에 쏟아져 나오는 책들을 보면 이런 현상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논어 이야기, 장자 이야기, 고전 문학 등등. 인문학이 주목을 받으면서 과학 분야는 예전보다도 더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처럼 보인다. 내용도 쉽지 않은데 사회적 분위기까지 인문학을 강조하는 추세이다 보니 과학에 관한 이야기나 책을 보기도 쉽지 않고, 본다고 하더라도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제대로 된 지침서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현실에서 만난 <책 대 책; 코스모스에서 뉴런 네트워크까지 13편의 사이언스 북 토크>는 과학으로 가는 길라잡이가 되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일단 책의 구성이 좋다. 두 권의 과학책을 선택해 두 명의 필자가 서평을 쓴 후 과학 문화 위원 중 한 명이 사회를 보는 공개 대담회에 두 명이 필자가 참석하여 진행한 내용을 웹진 <크로스로드>에 올렸는데, 이 책에는 총 16번의 대담회 중 13번의 내용이 담겨있다.

 

창피한 일이지만 책에서 소개한 26권의 책 중에서 내가 읽어본 책은 스티븐 호킹의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단 한 권뿐이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할 수는 없어도 평균 이상은 읽는데, 26권의 책 중에서 읽은 책이 단 한 권이라니. 얼마나 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이 없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이 책이 던져 준 첫 번째 화두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왜 과학 분야 책을 그렇게 멀리 했을까? 26권 중에는 학문적인 내용의 책 뿐 아니라 재미있게 읽을 만한 SF소설도 있었는데, 그조차도 관심 분야는 아니었다. 평소 소설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왜 SF소설은 읽지 않았나 생각해본 결과, SF소설은 너무 허무맹랑하다는 선입견 때문이었다.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얘기라는 판단에 그저 아이들이나 읽는 책으로 치부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콘택트><시간 여행자의 아내>라는 서평을 보면 우리네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었다. 물론 과학적으로도 불가능한 이야기도 있다. 시간 여행에서 미래로의 진행은 이론상 가능하지만 머나먼 과거로의 여행은 현재까지의 이론으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대성 이론, 모리스-손 웜홀 등을 이용한 시간 여행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현실과 완전히 분리된 이야기가 아니었다.

 

뿐만 아니다. 시간여행에 관한 이야기는 과학과 상상력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보여주었다. 과학과 상상력, 달리 말하면 인문학적 소양은 서로 동떨어진 별개의 존재가 아니다. 상상력이 과학의 발전을 이끌고, 과학이 상상력을 빛나게 한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이런 상상력과 과학이 결합한 결과이다. 달나라에 인간이 갈 수 있었던 것도, 조그마한 화면에 비친 상대방의 얼굴을 보며 통화를 하는 것도. 우리 주변에서 보는 수많은 것들이 상상력과 과학이 하나 된 결과이다.

 

과학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 내가 생활하는 곳곳에 담겨 있다. 바로 코앞에 있었던 과학을 찾아가는 여정을 즐겁고 재미있게 알려준 사이언스 내비게이션, 이 책이 내겐 바로 그런 내비게이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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