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돌아왔다
티무르 베르메스 지음, 송경은 옮김, 김태권 부록만화 / 마시멜로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그가 돌아왔다. 도대체 그가 누구인데 이렇게 호들갑일까? 다른 설명 없이 책 표지만 봐도 누구인지 바로 감이 온다. 기름 바른 28 가르마와 콧수염으로 대변되는 인물. 수많은 유태인들을 학살하고 세계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주범. 바로 아돌프 히틀러이다.

 

2011년 어느 날, 자살했다고 알려진 히틀러가 잠에서 깨어나듯이 다시 이 세상으로 돌아왔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제복을 입고 나타난 히틀러를 사람들은 그저 히틀러와 정말로 꼭 닮은 연예인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다 히틀러의 독특함에 매료된 TV 관계자들이 그를 방송에 내보내는데, 그가 나온 방송이 유트브에서 인기를 끌면서 히틀러에 대한 사람들과 언론의 관심도 덩달아 커지기 시작한다.

 

히틀러가 살아 돌아온다는 설정이 색다른 것은 분명하지만 히틀러라는 인물이 상징하는 나치와 2차 세계 대전, 그 무엇보다 유대인 학살 등이 떠올라 궁금증과 더불어 거부감이 일었던 것도 사실이다. 과연 히틀러라는 인물을 내세워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21세기로 돌아온 히틀러의 생각이 바뀐 것은 아니다. 그는 여전히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사상을 가지고 21세기를 대한다. 이런 그를 보며 사람들은 분노하지 않는다. 그저 하나의 풍자극으로 생각하고 쉽게 웃어넘긴다. 하지만 2차 세계 대전 당시 온 가족을 잃어버린 크뢰마이어의 할머니에게 다시 돌아온 히틀러는 풍자가 아니다. 그 당시와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히틀러. 그의 이야기를 듣고 웃어넘겼던 사람들. 그렇지만 이들에게 다가온 것은 유대인이라는 이름 때문에 그들에게 자행된 학살뿐이었다. 이 말을 들은 히틀러는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국민의 의지였다고. 그러면서 선거에서 총통을 뽑았던 사람들에게 유죄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 말은 우리의 현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를 할 때마다 나오는 얘기 중의 하나가 선거는 절대 되지 말아야 할 사람이 뽑히지 않도록 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예로 드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히틀러이다. 만약 그 당시 독일 국민들처럼 우리 역사에서도 누군가 되지 말아야 할 사람을 뽑는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그 결과는 알 수 없다.

 

책 곳곳에서 독일의 정치, 방송, 언론 등에 대한 풍자가 이루어진다. 꼭 독일의 이야기라고만 볼 수는 없다. 우리네 현실도 그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기에. 히틀러라는 인물을 내세워 현실을 비꼰 이야기라 정서적으로 조금 안 맞는 부분도 있었지만 나름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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