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 (양장)
배병삼 지음 / 사계절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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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그 중에서도 동양의 고전이라고 하면 왠지 고리타분함의 전형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의 삶과는 별반 관계가 없는 그저 그런 옛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논어가 시험을 위한 책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이런 편견을 가졌던 이유는 학교 다닐 때 배웠던 논어의 문장들 때문인 것 같다. 문장의 깊은 의미를 생각해 보는 대신에 그저 음독은 어떻게 되는지, 한문으로 어떻게 써야 하는지만 암기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일례로 이 책 1장에 나오는 학이편의 제11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 유붕자원방래하면, 불역열호아, 인부지이불온이면, 불역군자호아라는 문장을 흥얼거리며 외웠지만 그 뜻만 대충 알 뿐 문장 속에 담긴 깊은 의미는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오늘날에는 인문학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고전에 대한 생각이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고전을 모르면 능력과 창의력을 가진 인재로 간주되지 않는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따라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전에 대한 책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너무 많은 쏟아져 나오는 책들 중에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오히려 선택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그래서인지 성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000/ 00대학 추천 필독서 등 고전을 추려서 읽어야 할 책을 소개해 주기도 한다. 이런 추천 도서에서 결코 빠지지 않는 책이 바로 논어이다.

 

논어는 다 알다시피 공자의 사상, 이야기가 담겨있다. 하지만 한문이나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요즘은 한자 검정 시험이 있어서 많은 학생들이 한자를 잘 알기도 하지만)이 원문 그대로 읽고 이해하기에는 힘이 들 수밖에 없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고민하던 저자가 내놓은 책이 바로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이다. 이 책은 어렵지 않다. 오히려 논어라는 제목이 주는 무게감이 사라졌다. 내용의 무게감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문장이나 의미가 이해하기 쉬운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읽기에 어렵지 않다는 얘기다.

 

이 책에서는 논어의 문장을 처음부터 한문으로 보여주는 대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석부터 보여주며 그 뜻을 음미하게 한다. 그러면서 뜻에 대한 해설을 가벼운 논조로 경쾌하게 시작한다. 마치 장난치는 듯한 글쓰기로 흥미를 유발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게 될 때쯤 우리가 알고 있는 수준을 넘어 각 문장에 담긴 내용을 조금 더 깊이 있게 설명한다. 또한 각 주제에 맞는 문장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독자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이끌어준다.

 

20편에 담긴 내용은 우리에게 수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지금 당장 내게 필요한 얘기도 있고 살아가면서 알아야 할 인간의 도리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분명한 것은 20편에 담긴 이야기는 죽은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살아 숨을 쉬며 우리의 같이 호흡하기를 바라는 이야기이다. 우리의 삶 속에서 올바른 사람의 길을 걸어가도록 우리의 삶을 이끌어주는 이정표와 같은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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