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 주떼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2
김혜나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덮으며 무섭고 아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너무도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형제 사이에서 자라고 사촌들도 대부분이 남자이다 보니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주변에서 들리는 얘기들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저 그런 일로 치부하며 넘어가곤 하였다. 그러다 딸래미가 태어나고 아이가 조금씩 자라가자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들이 너무나 무섭고 아프고 온갖 걱정과 근심에 사로잡히게 한다.

 

마지막에 담긴 작가의 말이 충격적이었다. 영화 동호회 뒤풀이에서 나온 여자들의 고백. 현실은 이런 것이었던가?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인가?

 

발이 크고 발등에 뭉툭하게 올라온 고가 있어서 발레를 있는 신체적 조건을 갖추었지만 이상하게도 춤을 없는 서예정. 그녀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취미 발레단을 가르친다. 그러던 어느 원장 선생님의 출타로 유치원 아이들의 수업을 도와주게 그녀는 아이들의 원피스를 벗겨주다 가슴 한견에 묻어두었다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야 하는데 자기 혼자서 없다며 그녀에게 도움을 청했던 남자. 남자.

 

세상은 여덟 아이의 아픔을 보듬어 주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엄마조차 아이보다는 주변의 눈을 먼저 생각한다. 결국 그녀는 재수 없는 년이 되었다.

 

발레를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그녀가 결코 춤을 없었던 이유는 그녀에게 일어났던 사건, 또한 상처를 더욱 깊게 이후의 사건 때문에 그녀가 자신을 바라보며 역시 자신은 재수 없는 년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은 아닐까?

 

아이들은 무언가 잘못된 일이 생기면 자신을 탓한다고 한다. 그것이 자신의 잘못이 결코 아님에도 말이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아이는 평생을 죄책감에 시달리며 결국 그녀처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펼치지 못하는 상태에 머물면서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꿈조차 꾸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떤 변명을 하더라고 아이를 보살피지 못한 책임은 우리 어른들에게 있다. 하지만 상처를 입은 아이에게 손을 내밀지 못하는 우리, 거꾸로 아이 뒤에서 수군거리는 어른들의 모습에 아이의 상처는 더욱 깊어지기만 한다. 눈을 들어 아이를 똑바로 보자. 그들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그들이 가진 빛이 더욱 빛나길 바라며, 그들이 한없이 높이 그랑주떼를 뛰기를 바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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