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평점 :
올해 상반기에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책이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었다. 기회가 없어서 아직 전작을 읽어보지 못한 상황에서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로 먼저 요나스 요나손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전작에 대한 평가가 너무 좋아서 기대감이 넘쳤다. 과연 어떤 작가이기에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하는지 궁금했다.
찢어지게 가난한 현실에서 분뇨통을 날라야 했던 놈베코가 어찌 어찌해서 글도 배우고 다이아몬드도 챙기지만 자유를 얻기는커녕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핵무기를 개발하는 연구소에 갇혀 살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스웨덴으로 가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핵폭탄이 그녀에게 배달된다. 놈베코는 핵폭탄을 처리하기 위해 홀예르2와 함께 고군분투하는데…….
<창문 넘어~>를 추천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 우연과 필연을 가장한 사건의 연속성, 끝없이 이어지는 웃음 폭탄을 내세웠다. 실제로 이 책에도 그런 측면이 있었다. 소설 속 인물과 역사 속 실존 인물을 뒤섞여서 만나는 장면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검프가 수많은 유명 인사들과 만나는 장면이 연상되기도 하였다.
가독성도 좋고 개성 넘치는 작가의 상상력이 두드러진 책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나에게는 그다지 재미있는 책은 아니었다. 폭발적으로 웃음이 터지는 장면도 별로 없었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사건과 사고가 빠르게 진행되기는 하지만 우연과 필연이 너무 길게 이어지면서 오히려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로 작용하였다. 또한 너무 극단적인 인물들을 설정하여 코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하였지만 공감대를 갖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이 책은 나름대로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독자를 빨아들이는 흡입력도 상당하다. 은유와 풍자를 통해 툭툭 던져주는 생각할 거리들도 적지 않다. 블랙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