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명상록 - 명상록은 책이 아니라 영혼의 처방전이다, 최신 완역판 ㅣ 다상 고전의 향기 1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키와 블란츠 옮김 / 다상 / 2014년 7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살면서 한 번은 읽어야 하는 필독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대학교 들어갈 때 입학 선물로 받았던 책이었다. 그 당시에 책을 읽으면서 그냥 지루한 책, 이것저것 많은 얘기들을 하지만 몇몇 구절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마음에 와 닿지 않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다시 다상출판사에서 출간한 <명상록>을 읽게 되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원전의 명성을 온전히 되살린 차별화된 번역이라는 문구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번역이 얼마나 중요하지 알게 되었기에 이 말이 주는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이 책의 옮긴이는 키와 블란츠로, 자신만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해 매끄럽게 이어지는 않는 명상록의 여러 부분들을 옮긴이가 오랜 명상 끝에 아우렐리우스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온전한 글 줄기로 이 책에 담았단다. 예전에 본 명상록을 생각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일단 예전에 읽었던 책에 비해 상당히 읽기가 편했다. 읽기가 편하다보니 내용도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 물론 책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명상록은 말 그대로 한 문장, 한 문장이 깊이 심사숙고해야 하는 글들이기에 단시간에 무언가를 확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가벼운 책이 아니다. 말 그대로 문장을 읽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이야기다. 속뜻까지는 모르더라도 겉으로 보이는 의미는 쉽게 느낄 수 있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명상록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명상록>에는 신, 철학, 삶의 모습, 우주의 본성, 도덕적 정신 등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 중에서도 이 책에 일관되게 흐르는 내용은 이성이 아닐까 싶다. 아우렐리우스는 이성을 통해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고 이에 수긍하는 인간이 가장 바람직한 인간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이성적 존재이기에 자신의 본성을 파악할 수 있고, 이웃과 더불어 살 수 있고, 신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아우렐리우스가 말하고자 했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나 자신의 지배적 이성, 자연의 지배적 이성, 내 이웃의 지배적 이성을 잘 살펴보라. 나 자신의 지배적 이성을 잘 살펴 정의를 실현하고, 자연의 지배적 이성을 잘 살펴 내가 그 일부임을 자각하고, 내 이웃의 지배적 이성을 잘 살펴 그들의 행동이 무지에서 비롯된 것인지 지혜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파악하라.(p.186/22)

아우렐리우스의 말처럼 이성을 가진 인간이기에 나를 알고, 상대방을 알고, 우주의 흐름을 알 수 있으니 그 삶은 얼마나 행복할까?

옮긴이에 의하면, <명상록>은 세 단계를 거쳐 읽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단다. 이번에는 아직 첫 단계 읽기에 머물러 있지만 앞으로 옮긴이가 말하는 2-3단계 독서를 거쳐 아우렐리우스가 말하는 바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