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음으로부터 배운 것
데이비드 R. 도우 지음, 이아람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두렵지만 누구도 피해갈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죽음이다. 이런 죽음이 일상의 삶과 연결되어 있는 이가 바로 사형수 전문 변호사이자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R 도우이다. 저자는 책에서 암으로 죽어가는 장인의 죽음, 집에서 기르던 위노나의 죽음, 사형수인 워터맨, 스탈링 등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연 저자는 이들의 죽음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위노나의 죽음은 안락사를 떠올리게 한다. 거창하게 안락사가 옳다 그르다 하는 문제를 논할 생각은 없다. 다만 누군가가 삶을 정리하고 떠나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떠나가는 이만이 아니다. 떠나보내는 이도 이별을 받아들일 준비가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사고가 아닌 이상 죽음은 누구에게든지 슬픈 일이다. 그렇기에 서로가 이를 받아들일 시간이 더욱 필요하다.

 

사형수 워터맨과 스탈링의 죽음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죽음이다. 하지만 이들의 모습을 보면 그렇게 쉽게 삶을 내려놓을 수는 없는 같다. 워터맨의 경우야 초연한 자세로 일관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깊은 내면의 모습이 우러나온 듯한 스탈링의 모습, 살고자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죽음은 어떤 사람이라도 그렇게 쉽게 받아들일 없는 상황인 듯하다.

 

마지막으로 암으로 시한부를 선고 받은 저자의 장인에게는 자신의 계획과는 전혀 상관없이 어느 갑자기 다가온 죽음이다. 이런 죽음 앞에 분노하고 후에는 스스로 벌을 받는 것이라고 자책하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며 스스로의 생을 마감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다. 뇌에 생긴 죽음으로 자의식도 없이 살아있는 개월의 삶의 과연 자신에게 무슨 의미이며, 남은 가족들에겐 오히려 헤어짐을 어렵게 만드는 고통이 되지 않을까 염려한다.

 

저자의 장인, 위노나, 사형수들. 이들에게 죽음은 다른 의미와 형태로 다가갔다. 하지만 이들에게 공통된 것이 하나 있는 듯하다. 그것은 바로 가족이다. 사형수 워터맨의 경우에는 그의 딸이, 저자의 장인에게는 아내와 카탸(저자의 아내), 위노나에게는 저자의 가족이 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그들은 죽음을 앞둔 이들에게 의무였을 수도 있고, 사랑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가족이 있었기에 가야할 길을 또한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책은 워터맨의 사례를 통해 죽음에 얽힌 다른 얘기들도 풀어놓는다. 과연 사형제도라는 것이 필요한지? 사형제도의 본질적 역할은 무엇인지? 사형 집행에 있어서 돌아보아야 것은 없는지? 저자의 말처럼 외적인 모습만을 아는 우리가 과연 사형수에 대해 무엇을 아는지? 올바르게 알고 있는지? 사형제도의 목적이 교화라면 사형 집행만이 유일한 해결책인지?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우리를 휘감는다. 아직 어떠한 답도 내리지 못했지만 책은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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