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성당 이야기
밀로시 우르반 지음, 정보라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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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사전 지식이 어느 정도 있느냐에 따라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사실 체코라는 나라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문화권은 아니다. 그나마 프라하 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체코와 관련된 지식이라고 할까? 그래서 처음에는 사실 이 책이 그렇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밀로시 우르반이라는 작가가 체토의 움베르토 에코에 비견된다는 문구가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워낙 좋아하는 작가라 과연 체코의 움베르토 에코는 어떤 작품을 쓴 것인 것 무척 궁금했다.

 

이 작품의 개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11월의 어느 아침, K라고 불리는 한 남자가 어두운 길을 지나간다.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 남자는 성 아폴리나리 성당을 향하고 있다. 성 아폴리나리 성당에 도착한 남자는 이상한, 소름끼치는 종소리를 듣게 되고 이를 이상하게 여겨 성의 종탑으로 올라가고, 그곳에서 종을 치는 줄에 발목이 묶인 채로 죽은 남자의 시체를 발견한다. 전직 경찰이었던 k는 현지 경찰들에게서 정보를 받아 어떻게 된 일인지 추리하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K는 그뮌드라는 귀족 출신의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K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알고 보니 그는 프라하가 번성했던 시절의 모습으로 6개의 성당과 구시가지, 신시가지를 돌려놓으려 했고 이를 위해 K의 건물을 이용한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뮌드를 도우면 도울수록 K는 알 수 없는 사건들에 계속 휘말리게 되고, 비밀을 파헤치며 점점 진실에 다가서는데

 

이 책은 전체적으로 어두우면서도 감정에 중점을 두어 인간의 어두운 면을 더욱 부각시켰다. 또한 쓸쓸한 거리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배경들을 차분하게 묘사를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표지를 보면 검은 바탕에 붉은 색으로 성당을 표현했다. 이는 인간의 어두운 면과 함께 성공하고자 하는 욕망이 모두 존재한다는 책 속의 이야기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에게 이 책은 그렇게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한국인의 전형적인 습성인 빨리 빨리에 길들여 있다 보니 사건의 전개가 그다지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모습에 조금 지루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실제 체코를 다녀와본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오히려 세밀한 묘사에 반가운 마음이 불러일으킬만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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