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임금 잔혹사

조선 임금 잔혹사 - 그들은 어떻게 조선의 왕이 되었는가
조민기 지음 / 책비 / 2014년 4월

왕이라는 자리는 권력의 최고봉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신하와 백성들의 삶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어찌 보면 신과 같은 존재이다. 그런 왕의 자리에는 과연 어떤 인물이 오를 수 있었을까? 정말 왕이라는 권력자는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을까?

왕이라는 자리는 결코 모든 것을 움켜진 자리가 아니다. 오히려 죽음의 공포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덫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죽음의 덫이라고 하더라도 그 자리는 분명 모든 이들이 선망하는 자리였음에는 분명하다. 그렇다면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 동안 왕위에 오른 26명의 왕은 어떻게 그 자리에 올랐을까? 또한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어떤 일들을 벌였을까?

<조선임금잔혹사>는 바로 이런 왕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로지 왕이라는 자리에 어떤 인물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그 자리를 지켜내고, 어떻게 그 자리를 빼앗았는지를 4부로 나누어 보여준다. 왕으로 선택된 남자, 왕이 되고 싶었던 남자, 왕으로 태어난 남자, 마지막으로 왕이 되지 못한 남자.

실제 정통성을 갖추고 왕위에 오른 이는 오직 6명뿐이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20명은 자신의 의사, 혹은 타인의 의사에 의해 정상적인 아닌 방법으로 왕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 말에 숨은 의미는 결국 암투 혹은 반정 등을 통해 왕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정통성이라는 결함을 가진 왕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도 서슴없이 저지르기도 한다. 특히 눈에 띄는 이는 영조와 인조, 선조 등이다.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된 영조, 최악의 군주라는 평가를 받는 인조, 겸손을 가장한 채 자신의 왕위만을 신경 썼던 선조 등은 과연 임금으로써, 또한 부모로써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던 이들이었다.

또한 왕이 되지 못한 소현세자, 사도세자, 효명세자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상상의 나래를 펴게 만들기도 하였다. 역사에는 만약이라는 가정이 필요 없지만, 만약 이들이 왕위에 올랐더라면, 특히 천재라 불릴만한 인물이었던 효명세자가 그렇게 이른 나이에 죽지 않았더라면 조선이라는 나라가 다시 한 번 하늘 높이 비상할 수 있었을까라는 상상을 해보기도 하였다.

이 책의 내용 자체는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알만한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이를 왕이라는 개인에 초점을 맞춰 분류함으로써 새로운 시각으로 조선의 역사를 바라볼 수 있었으며, 토막상식 코너에 조선의 당쟁, 관직, 벼슬 등을 세밀하게 설명하여 독자의 이해를 높이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여타의 역사책과는 다른 관점에서 흥미롭게,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