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다 - 2014년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이동원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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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지닌 모든 장점을 갖춘 소설!!!!

 

<살고 싶다>라는 제목 속에 담긴 처절함, 간절함, 아픔 등을 생각하며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상당히 궁금하였다. 하지만 책은 나의 예상과는 달리 어둡고 무거운 형식을 취하지 않는다. 오히려 훨씬 밝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책을 읽고 나는 정말 재미나고 유익한 책을 읽었다는 기쁨에 빠져들었다.

 

소설이 지닌 분명한 장점 하나는 글을 읽는 즐거움이다. 소설은 책을 손에 후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기 전까지 결코 눈길을 돌릴 없는 강한 매력을 내뿜고 있었다. 군인을 소재로 해서 그런가, 딱딱 끊어지는 듯한 군인들 대화처럼 문체도 상당히 간결하여 읽기도 쉽다. 내용도 읽을수록 다음 상황이 궁금해 책장을 넘기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내게 그렇게 재미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소설이 배경이 되는 군대의 모습이 떠올라서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이필립 병장처럼 나도 수색대 출신이다 보니 이필립 병장이 자대로 복귀했을 느꼈을 자괴감에 깊이 공감할 있었다. 물론 내가 후송 치료를 받았던 것은 아니지만 축구 하다 차도 난리가 나는 생활이 떠올라 이필립이라는 인물에 완전히 몰입할 있었다. 특히 이기자 부대 얘기가 나왔을 때는 나도 모르게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내가 근무했던 사단이 이기자 바로 사단이었다). 군대를 다녀온 이들이라면 아마 모두 주인공의 모습과 병실이긴 하지만 군인들이 지내는 모습에서 예전 추억을 떠올리며 속에 온전히 빠져들지 않았을까 싶다.

 

책을 읽는 하나의 즐거움은 추리소설처럼 이필립 병장이 친구였던 정선한 병장의 자살을 조사해나가며 이소윤 소위, 권중현 상병, 이지용 일병 등이 어떻게 정선한 병장의 자살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밝혀나가는 과정에 있다. 특히 생각지도 않았던 인물의 결합이 주는 의외의 반전이 소설의 재미를 더욱 높여주었다(물론 작가는 나름대로 3 인물이 등장할 거라는 암시를 충분히 주었지만 내가 미처 발견하지 하였다^^).

 

그렇다고 책이 그저 즐겁게 읽고 던져버릴 만큼 단순한 내용만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살고 싶다>라는 제목처럼 속에는 삶을 바라고 제대로 살기를 원하는 이들의 간절한, 절박한 외침이 담겨있다. 절박한 외침을 던지는 이들 가운데에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사는 , 자신이 받은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든 것을 거부하는 , 권력의 구조 속에서 때로는 소리를 치고 때로는 죽은 듯이 조용히 숨어있는 인간 군상의 모습들이 드러난다. 여기에서 책의 장점이 다시 드러난다. 윤리나 도덕책에서 말하듯이, 딱딱한 모습이 아니라 작가의 예리한 시선이 사람, 사람을 훑어보며 그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내었기에 독자들이 군대라는 특수 환경임에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이들을 바라볼 있게 이끌고 있다.

 

이상 책에 대해서 말하지 말아야겠다. 잘못하면 스포일러로 욕먹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읽어보라. 유쾌한 읽기의 세계로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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