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역 - 제5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김혜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한 김혜진 작가의 <중앙역> 어둡다. 캐리어 하나를 들고 역사에 나타난 라는 인물의 등장부터 소설은 왠지 모르게 어두운 회색빛이 짙게 깔린 느낌이었다. 어쩌면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풍기는 스산한 분위기가 전반에 펼쳐져 있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책을 읽는 내내 무언가가 계속 몸을 내리누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중앙역에는 오로지 현재만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가지 궁금증이 있었다. 아마 책을 읽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던졌으리라. 도대체 라는 친구의 과거가 어땠다는 거야? 어떤 삶을 살았기에 젊은 나이에 아니라고 하면서도 결국은 노숙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거야?하지만 작가는 결코 라는 인물의 과거를 드러내지 않는다. 노숙자라는 삶이 과거와는 완전히 단절된 새로운 세상이라는 걸까? 아니면 노숙자라는 삶을 살기 시작하면 결코 과거처럼 없다는 것일까? 그도 아니라면 여자의 말처럼 지금 현재만이 의미가 있다는 것일까? 사실 작가의 의도를 아직까지 제대로 이해할 없기에 그의 과거가 더욱 궁금하다.

 

중앙역에는 사랑이 있다. 여자와의 사랑 이야기이다. 그런데 도대체가 이해할 없는 사랑이다. 배에 복수가 차서 고통스러워하며 항상 술에 절어있는 나이든 여자와 새로운 길을 있는 기회와 젊음이 있는 와의 사랑이 어찌 이루어질 있을까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아니, 몸도 아프고 나이도 많은(목발 여자와 비교해 봤을 40 후반 정도인 ) 여자와 건강한 20 초중반의 남자(낙태 수술에 동행한 여자와 비교했을 ) 어떻게 어울릴 있을까? 이건 정말 불가해한 일이다. 결말은 뻔할 뻔자다. 분명 헤어질 거야. 그러면 그게 말이 되는 얘기냐? 이런 생각을 가지고 행동을 쳐다보니 어찌 답답하지 않을 있을까? 오로지 술에 취해 하루하루를 보내는 여자에게서 벗어난 하다가 다시 역으로 돌아오고 여자가 요양원으로 떠나면서 이제는 끝이구나 하는 순간 여자가 다시 역으로 돌아오고, 이렇게 끝없이 이어지는 그들의 관계를 보며 중앙역이란 사랑이 있기에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장소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글쓴이) 너무나 지극히 세상적인 잣대(나이, 육체적 상태) 이들을 봤구나. 모든 것을 잃은 듯이 보이는 이들에게도 사랑이 있고 사랑 앞에 그들은 서로가 그렇게 다르지 않구나.라고 생각하며 나의 편협한 판단에 미안함을 감출 없었다.

 

중앙역에는 분수가 있다. 신역사를 지으며 점차 광장은 변해간다. 분수가 생기고, 나무를 심고, 돌멩이와 자갈과 통나무가 박힌 길이 만들어진다. 그러면서 노숙자들은 점차 곳을 잃어간다. 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점차 변해가는 중앙역 광장의 모습은 자본주의라는 경제 구조에서 외형적인 성장이 이루어지고, 고층 빌딩이나 아파트들이 수없이 세워지지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이웃들이 조금씩 삶의 중앙에서 밀려나 결국은 곳을 잃어버리게 되는 현실을 대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중앙역> 무거운 주제 가운데 삶을, 우리의 삶을, 사회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책이다. 또한 우리가 버리는 것은 무엇인지, 또한 무엇을 버리지 말아야 하는지, 서로의 관계는 어떠한지 여러 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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