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전쟁 생중계 - 고려의 역사를 뒤흔든 10번의 전투 전쟁 생중계
정명섭 외 지음, 김원철 그림 / 북하우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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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다. 재미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적극 추천한다.

 

책에 대한 평가를 이상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에 내가 읽어 중에서 아마 최고의 책이 아니었나 싶다. 대부분의 남성들이 좋아하는 장르 중의 하나가 전쟁에 관한 내용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특히 같은 경우는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 같은 전략 게임, 삼국지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와 같은 전쟁 게임 등을 좋아해서 프로 게이머들의 게임을 중계해주는 방송을 자주 보는 편이라 더욱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전작 조선전쟁 생중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읽은 책이라 아무런 선입견도 없었고, 그렇기에 내게는 새로운 책의 세계가 열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대담 형태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책은 제목의 생중계라는 표현 때문이었을까? 정말 TV 프로그램을 보는 것처럼 전쟁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물론 전체가 생중계 형태를 취한 것은 아니다. 책은 고려사에서 중요한 10개의 전쟁을 추려 먼저 전쟁의 개략적인 도입부를 보여준 전쟁이 일어나게 시대적 상황, 지휘관이나 병력 상황, 전쟁 당사자들의 전략 등을 독자에게 알려준다. 독자가 어느 정도 관련 내용을 파악한 상태가 되었을 때쯤 본격적인 전쟁 장면이 생방송으로 중계된다. 작가들이 중계하는 장면이 실제 중계방송인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마치 전쟁 장면을 보고 있는 것처럼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묘사하기 때문이다. 또한 장면마다 고증을 거쳐 그려낸 삽화와 이동 경로 등이 어우러지면서 사실감을 더욱 높여준다. 중계가 끝나면 전쟁이 가져온 결과와 전쟁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며 하나의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어떠한가? 작가의 말처럼 전쟁은 사람의 이야기이다. 책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여준다. 밀려오는 적군 앞에서 두려움에 무조건 항복하는 지휘관들이 있었던 반면에 지휘관과 이름 모를 백성들이 하나가 되어 끝까지 어떻게 고려라는 나라를 지켜냈는지를 보여준다. 책에 나온 사례를 보자. 도순검사 탁사정의 경우는 자신이 야습을 제안했으면서도 몰래 도주하는 바람에 요나라와의 전투에서 고려군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항복하고 만다. 반면 충주산성의 방호별감 김윤후를 보자. 그가 관노들의 호적 장부를 찢어 불태워버리면서 반드시 공적에 맞게 상을 내리겠다고 외치자 백성들이 하나가 되어 몽골의 침입을 막아내었다. 척준경의 경우는 어떠한가? 한낱 무뢰배의 삶을 수도 있었던 척준경은 전쟁에서 용맹을 떨치며 윤관을 구하기도 한다. 김윤후나 척준경처럼 이름을 남긴 사람이든 혹은 이름 없이 전사한 수많은 땅의 백성이든 나라를 위한 이들이 있었기에 우리의 역사가 이어졌음은 결코 부인할 없는 진실이다.

 

몽골의 일본 원정이나 홍건적 침입 때에 드러난 (충렬왕, 공민왕)이나 지도층의 모습은 오늘날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 일본 원정을 위해 백성의 고혈을 빨아 원정 물자, 선박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오로지 자신의 이익이나 권력 강화만을 추구하면서 동지도 거리낌 없이 베어버리는 그들의 모습이 결국 고려 백성들의 민심을 돌아서게 만들었고, 백성의 마음이 돌아선 고려는 결국 멸망하게 된다. 작가의 말처럼 백성이 떠나는 순간 모든 공든 탑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전쟁이든 나라의 부국강병이든 결국은 사람(국민)이다. 백성이 함께 했던 전쟁에서는 승리를, 하지만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백성이 떠난 나라는 망하였다. 책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아니 땅의 모든 위정자들에게 나라의 백성들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를 반드시 돌아보라고 외치고 있다. 역사를 살펴보라고, 그것이 과거의 일만은 아닐 수도 있다고. 삼가 대한민국의 모든 위정자들이 책을 읽고 다시 백성의 마음을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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