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종교로 움직인다 - 글로벌 사회를 이해하는 키워드, 신
하시즈메 다이사부로 지음, 오근영 옮김 / 북뱅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종교가 세계의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듯이 십자군 전쟁이나 중세의 마녀사냥, 잘못된 종교관으로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 이슬람 종교인들의 자살 테러,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끝없는 전쟁 등 종교가 세계를 움직인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렇기에 글로벌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종교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책 <세계는 종교로 움직인다>는 전 세계에 퍼져있는 다양한 종교를 지역과 종교를 연결하여 설명한다.

 

이 책은 내가 늘 품고 있던 한 가지 물음, 유교가 과연 종교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내게 유교는 그저 하나의 학문일 뿐이지 절대 종교가 될 수 없었는데 저자는 유학이 정치사상이기는 하지만 두 가지 점에서 종교라고 설명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조상과 하늘을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생각하여 제사 지내기 때문에 종교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교에 관한 것 뿐 아니라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일본의 종교 신도에 대해서도 다양한 지식을 제공하였다. 가미라는 일본의 토착 종교가 불교와 합쳐지면서 어떤 변천 과정을 거쳐 왔는지, 신사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면서 일본인들의 문화와 민족성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이루어졌다.

 

이처럼 이 책이 가진 장점은 세계의 주요 종교인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불교) 등에 대한 기본 개념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게는 조금 아쉬운 책이었다. 각 종교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까지는 좋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책을 집필한 듯한 느낌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른 종교는 그 깊은 부분까지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서 뭐라고 언급할 수 없지만 기독교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는 공감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다.

 

먼저, 소유권에 대한 설명에서 하나님과 인간을 주인과 노예로 바라본 점이다. 물론 하나님은 창조주이기에 당연히 우리의 주인 되시는 분이다. 하지만 저자가 잘못 이해한 부분은 이 관계가 단순한 주인과 종의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인격체이시고 창조한 사람도 인격체이기에 인격적인 관계를 맺는다는 점이다. 물론 저자도 인격에 대한 부분을 서술하지만 하나님과 인간의 인격적인 관계를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로 표현하고 그에 맞춰 설명해야 하지 않았나 싶다.

 

또 다른 것 중 하나는 예수님에 대한 설명이다. 이 부분은 저자의 생각인지 번역자의 번역 오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수님을 이렇게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예수는 예언자이면서 사람의 아들(메시아)이기도 했고 결국은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습니다.(p.28)

 

이 문장은 예수님이 어떤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다는 의미다. 과연 그런가? 예수님은 태초부터 하나님과 함께 하신 분이다. 저자의 말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 외에도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내용들이 있었다. 저자의 집필 의도와는 관련이 없었겠지만 내게는 무언가 왜곡되었다는 생각에 읽는 내내 불편했던 책이었다. 하지만 세계의 종교가 어떻게 시작하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가 궁금한 독자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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