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이긴 두 여인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1
홍상화 지음 / 한국문학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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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戰爭): 국가와 국가, 또는 교전(交戰) 단체 사이에 무력을 사용하여 싸움[네이버 국어사전]

 

한국전쟁을 겪지 않은 내게 전쟁이라는 단어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혹은 고지전등의 전투 장면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총성과 비명 등으로 아수라장이 전투지, 광기로 얼룩진 사람들의 모습, 도처에 널려 있는 죽음의 그림자. 전쟁은 이처럼 두렵고도 무서운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전쟁을 이긴 여인이 있단다. 바로 작가 홍상화의 작품 <전쟁을 이긴 여인>이다.

 

<전쟁을 이긴 여인>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의 번째 작품이다. 작은책이라는 표현에 걸맞게 사이즈도 핸디북정도이고 책에 실린 작품도 <외숙모> <어머니>라는 단편 소설 편뿐이다. 경제학과 출신이라는 특이한 경력의 작가는 전쟁이 가져다준 하나의 삶의 진실을 책을 통해 전후 세대가 경험하게 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한다. 작가가 보여주고 싶은 삶의 다른 진실은 무엇일까? 분명코 내가 떠올렸던 전쟁 장면은 아닐 텐데. 과연 작품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걸까?

 

전쟁의 가장 피해는 무엇일까? 황폐화된 국토? 가난이나 질병? 하지만 책을 보면서 느낀 가장 전쟁의 피해는 결국 가족의 해체가 아닐까 싶다. 의용군으로 끌려간 남편을 기다리다 시댁에서 도망쳐 나온 외숙모나 태중에 아이가 있는데도 사상을 쫓아 북으로 떠나버린 남편에게서 버림받은 어머니, 사람 모두 전쟁으로 인해 가정이 깨지는 경험을 한다. 그렇지만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해체된 가족을 이어나간다. 남편 생각에 한평생 아이를 낳지 않았던 외숙모는 소설가인 나를 찾아 시절에 아픔을 같이 했던 가족을 다시 만났으며,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남편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내비치며 해체되었던 가족의 끈을 잇는다. 반면 어머니는 태중에 있던 아들을 위해 험난한 인생길을 견뎌냈을 아니라 어머니를 무시하며 아버지를 찾아 중국으로 떠나는 아들의 손에 여비를 쥐어주며 오히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가족의 끈을 이어주려고 한다. 40년의 세월 동안 사랑을 간직했던 외숙모나 전쟁의 재앙, 남편의 배신 등을 이겨낸 어머니, 결국 이들이 전쟁을, 전쟁이 만들어낸 참혹함을 이겨낸 것이다.

 

<전쟁을 이긴 여인> 내가 기대했던 전쟁의 참혹함을 담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부평 같은 신세가 혼자도 기막혀서라는 타향살이의 가사처럼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기나긴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아픔을 이겨낸 가족의 모습,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모습이 보는 나로 하여금 뭉클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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