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 - 과학으로 헤쳐 나가는 죄악의 세계
가이 레슈차이너 지음, 이한음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세븐》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성경에 나오는 일곱 가지 죄악을 따라 발생하는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이었다. 영화 자체도 나름 재미있었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죄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고민했던 점이 더욱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최근에 《세븐》이라는 영화처럼 기억에 남을 만한 책 한 권을 읽었다. 가이 레슈차이너의 《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이라는 책이다. 저자는 기존의 시각과는 전혀 다른 과학이라는 관점에서 과연 죄가 무엇인지를 밝히고 있다. 신경과 전문의인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수많은 환자들의 이야기와 다양한 사례들을 일곱 개의 죄악과 연결해서 풀어나가는데 실제 사례를 가지고 설명하기에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성격 파탄'이나 '도덕적 타락'이라 손가락질하던 행동들을 수술대 위에 올려놓고 하나씩 해부해 나가는데, 분노, 탐식, 색욕, 질투, 나태, 탐욕, 교만이라는 익숙한 죄목들이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도덕의 부재가 아니라, 뇌의 특정 회로가 끊어지거나 과부하가 걸린 결과라고 말한다. 이는 누군가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 그 행동이 그 사람의 자유 의지와는 관계가 없다면 과연 그를 죄인이라고 불러야할지 심각한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뇌과학적 분석은 어떤 면에선 인간에 대한 연민으로 이어진다. 타인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갑작스러운 분노, 기이한 집착, 무기력—을 보면서 그 사람을 비난하기보다 과연 저 사람의 뇌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에게 인간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보여주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저자가 말하는 죄의 문제는 기독교인인 내게는 너무나 명확하다. 저자가 말하듯이 개인의 의지적인 문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손상된 뇌로 인한 문제라고 할지라도 이를 판단하시는 분은 하나님 한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경에서 말하는 정죄하지 말라는 의미를 또 한 번 마음에 새기게 된다. 우리는 그 죄의 근원에 무엇이 있는지를 결코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조금은 더 타인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너무 과한 걸까? 모두가 깊이 고민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