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를 만나다 - 구토 나는 세상, 혐오의 시대
백숭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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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사르트르는 처음부터 나와는 결이 다른 인물이었다. 《구토 나는 세상, 혐오의 시대 사르트르를 만나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더욱 확실해졌다. 물론 사르트르에 대해서 조예가 깊지는 않기에 이런 말은 지극히 주관적일 뿐이다. 하지만 확실히 결은 다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책 1부 Day 1, 사르트르와의 만남 첫 번째 골목에서 던진 화두에서부터 그렇다. 미지의 인물 청년 P(가상의 인물이기에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라고 볼 수도 있는)가 사르트르 살롱에서 중년의 신사와 나눈 대화에서 인간은 이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라고 말한다. 두 사람의 대화마다 사르트르가 남긴 명언들이 원어와 함께 보여주는데 첫 번째 명언이 바로 이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아무런 이유 없이 태어나 연약함으로 삶을 이어가다가 우연히 죽는다.(p.36)

존재하는 모든 것은 아무런 이유 없이 태어나? 기독교인이 내게 이 말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다. 온 우주가 우연히 생겨났다는 진화론의 말과 다를 바 없는 이 말에 공감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온 우주를 창조하시고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믿는 내게는 이 말은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는 말이다.

그렇다고 사르트르의 철학에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는 말은 아니다. 친구인 까뮈의 죽음 이후 그를 기리는 헌사에서 다시 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 땅에서 서로를 놓치지 않고 함께 사는 또 다른 방식이라고 말하는 그의 생각이 어떤 것인지 십분 이해한다. 나 역시 사르트르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철학책이라고 하면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가진 분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줄 것이다. 대화체로 현실의 문제를 곁들여 이야기하기에 가벼운 토크쇼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무겁지 않은 책이라 주저하지 말고 이 책을 통해 사르트르의 생각 속으로 뛰어들어보기 바란다.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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