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주인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배지은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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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노벨문학상. 우리나라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탄생했다. 누군가는 질투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몇 명을 제외한 모두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부심이자 긍지이다. 한강은 우리에게 그런 작가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영미권에서 가장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꼽히는 작가가 있다. 바로 조이스 캐럴 오츠이다. 현대 미국 문단의 대표 작가이자 고딕 호러의 대가로 알려진 작가로, 50편이 넘는 장편과 1,000여 편에 달하는 단편들을 썼고 전미도서상, 오헨리상, 페미나상 등 주요 문학상들을 수상했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작품 수에 일단 놀랬고 자극적인 장면이나 충격적인 반전 없이 인간 내면의 공포감을 그려낸 작가의 필력에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는 「인형의 주인」 「군인」 「총기 사고」 「적도」 「빅마마」 「미스터리 주식회사」 등 총 여섯 편의 단편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출판사 책 소개글에 실린 말처럼 아주 작은 것 하나에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약자의 모습과 누군가를 조정하여 자신의 욕심을 채워가는 강자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다.

여섯 편의 작품 중 가장 먼저 읽은 작품은 「빅마마」였다.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고 그저 빅마마라는 제목이 빅마마가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한때 좋아했던 그룹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작품의 내용과 결말은 말 그대로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설마, 설마하면서 읽은 작품의 결말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물론 작가가 말하는 빅마마가 소설에서 그려진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삶에서 조용히 또아리를 튼 채 우리를 노리고 있는 무언가가 빅마마일지도 모른다.

작가란 참 대단한 존재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단어 몇 개의 조합으로 문장을 만들고 문장의 조합으로 단락의 조합으로 한 편의 작품을 만들고 그 작품으로 사람들의 삶을, 우리 안에 도사린 본질을 그려낸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에게도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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