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 : 간신전 간신
김영수 엮음 / 창해 / 202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부 <간신-간신론>에서 간신의 이론을 확인했다면 2부 <간신-간신전>에서는 중국 역사에서 가장 악랄했던 간신 18명이 걸었던 간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역사에서 뽑은 간신들의 이야기라 눈에 익은 인물들은 거의 없었지만 그들과 얽힌 사자성어들을 굉장히 낯익은 것들이라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진나라 조고에서부터 청나라 화신에 이르기까지 시대순으로 18명의 간신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들의 모습 하나하나는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어서 뭐라고 해야 할지 할말을 잃게 만들 정도이다. 간신이란 존재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자의 말처럼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도 그런 존재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게 되는 현실이 못내 안타깝고 아쉬울 뿐이다.

간신은 도대체 왜 생기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자는 간신이 생기는 첫 번째 토대로 가정을 든다. 간신이 자신의 사욕을 위해 행하는 모습들을 보면서도 가족들 중 누구도 그들의 잘못을 꾸짖지 않고 오히려 그들과 같은 편에 서서 아니 그들보다 더 악한 모습으로 간신의 행태를 보이는 가족이야말로 간신이라는 기생충이 자라는 토대가 된다.

가정이 제1의 토양이라면 간신의 악행을 보고도 못 본체하는 사회가 바로 간신을 더욱 기고만장하게 만드는 2번째 토양이다. 자신의 안위를 지키기에 급급해, 자신의 부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들에 동조하고 마는 주변인들의 모습은 또 다른 간신의 모습이다.

간신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존재인가? 어쩌면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보면 누구에게나 간신의 본성이 그대로 담겨있기에 간신은 어느 시대에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 나라를 멸망으로 이끌기도 하는 간신이라는 존재가 힘을 얻지 못하게 하려면? 저자가 말한 간신의 토양을 역으로 바꿔나가면 되지 않을까? 가정에서의 올바른 교육과 간신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 그리고 우리 안의 비겁함과 연약함 대신 강인함과 충직함을 키워내는 교육이라면 어디에서도 간신은 뿌리내리지 못한 채 결국 역사의 한 구석으로 밀려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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