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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사라지던 밤 1 ㅣ 나비사냥 3
박영광 지음 / 매드픽션 / 2022년 6월
평점 :
한 아이의 아빠로서 참 마음이 아프다. 부모의 마음이란 게 그럴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그들이 한 행동은 당연히 용납되지 못하고 용서받지 못할 일이지만 그들의 마음만은 그 누구도 비난하거나 판단할 수 없다. 그것이 부모의 마음이니까.
박영광 작가의 <소녀가 사라지던 밤>을 읽은 부모라면 다들 나와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아픔이 곳곳에 묻어나는 그래서 그 아픔을 어떻게 보듬어야 하는지,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를 선뜻 말하기 힘든 그런 이야기다. 게다가 이 소설은 현직 형사가 실화를 토대로 써서 그런지, 장면 하나 하나가 세밀하다. 너무 세밀해서 그 자리에, 그들과 함께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한 사람의 범죄가 누군가의 삶을, 한 가족의 일상을 순식간에 무너뜨린다. 인간의 악함으로 인한 이런 범죄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악한 범죄의 사슬을 어떻게 예방하고, 어떻게 처리하느냐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한걸음 잘못 내디디면 모두가 서로를 의심의 눈길로 쳐다봐야 할지 모른다. 한걸음 잘못 물러서면 강영식 같은 이들이 거리를 활보하며 어떤 범죄를 저지르게 될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하태식 팀장 같은 이들의 묵직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지 않나 싶다. 무모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묵직함이.
범죄 없는 세상은 그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꿈의 세상인 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세상이 꼭 오기를 바란다. 우리 아이가 세상에서만큼은 정말 그러기를 바란다. 그게 부모의 마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