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착같은 장미들
이우연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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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이러저러한 일들로 꽤 힘든 시기를 보내는 중이라 가볍게 소설이나 한 권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도전했는데 이건 예상과는 너무 다른 전개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저 글자만 눈에 담았다머릿속은 텅비어놓은 채 말이다.

서울대학교 미학과 심리학과를 졸업한 이우연이라는 작가의 이력부터 남달랐는데 작가의 말에 실린 내용은 처음부터 나를 어지럽히기에 충분했다이건가 싶으면 저거고 저건가 싶으면 이거인그래서 무엇을 말하는지 처음부터 혼란스러운 상태에 빠져들었다.

그래도 힘을 내 읽기 시작했는데 22개의 단락이 저마다 각자의 이야기를 너무나 강하게 뿜어낸다너무 강한 이야기들이 너무 강하게 드러나다 보니 22개의 이야기가 제각기 허공 속에 떠다니는 느낌이다. 22개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도대체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책을 덮으면서는 더욱 헷갈린다지금 뭘 읽은 건지 한참을 생각했지만 자욱한 안개 속에서 무언가를 잡으려고 손을 내밀지만 결코 잡히지 않는 희뿌연 안개만이 가득한 새벽 아침에 홀로 서있는 기분이다작가가 원하는 건 독자의 이런 혼란스러움인 걸까?

책 말미에 실린 김종회 평론가의 글을 읽고 잠깐이나마 제정신이 돌아온다원래 그런 의도로 쓴 거구나다르지만 결코 다르지 않은그래서 우리라고 부를 수 있는 이들의 이야기여전히 희미하지만 그래도 무언가의 형상을 본 듯한 느낌에 혼란스럽지만 다시 한 번 소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그렇게 다시 책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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