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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어트 파동이론
R N. 엘리어트 지음, 이형도 엮음, 로빈 창 옮김 / 이레미디어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주식 투자를 할 때 차트는 쳐다보지도 않고 완전히 무시했다. 아는 것도 없으면서 어디선가 들은 가치 투자의 개념을 떠들어대면서 차트는 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차트를 제대로 보지도 않았으니 거래량이 무엇인지, 이동평균선이 무엇인지, 파동이 무엇인지 알 턱이 없었다.
시간이 조금씩 가치 투자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을 때 기술적 분석이라는 또 다른 개념을 알게 되었다. 차트를 보면서 주가의 흐름을 이해하고 언제 사고팔아야 할지, 상승 추세와 하락 추세가 무엇인지, 거래량이나 이동 평균선의 의미가 무엇인지 하나씩 배우기 시작했다.
기술적 분석을 공부하면서 주식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게 답이라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정답이지만 그 답을 찾는 방법은 여전히 막막했다. 언제가 저점이라 매수를 해야 하는지, 언제가 고점이라 매도를 해야 하는지 차트를 보면서도 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때 어느 분이 엘리어트의 파동이론을 공부하라고 조언해주셨다.
엘리어트의 파동이론을 설명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이레미디어에서 나온 <엘리어트 파동이론>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는 엘리어트가 직접 쓴 <파동의 원리>와 <자연의 법칙>, 그리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실은 12편의 기고문이 수록되어 있다.
66세의 나이에 주식 시장에 입문한 엘리어트가 인간의 심리와 자연의 흐름을 토대로 만들어낸 파동의 원리는 가볍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이론이 아니다. 오히려 읽고 또 읽어도 쉽게 다가오지 않아 좌절감을 느끼게 만드는 이론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 이론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수많은 이들이 이 이론을 토대로 실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한 번 읽은 지금도 엘리어트의 파동 이론이 무엇을 말하는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지금 뿐 아니라 끝내 파동 이론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 책을 붙잡고 다시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은 건 번역자의 말처럼 이 책에 담긴 엘리어트의 겸손한 마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시장에 순응해야 한다는 주식 시장의 진리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