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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해변
이도 게펜 지음, 임재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21년 2월
평점 :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가 아니라 평범한 누군가에게서라도 평생 읽은 책 중에서 최고라는 찬사를 받는 작품이라면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는데 박경리 문학상, 프란츠 카프카 문학상을 수상한 아모스 오즈가 극찬한 소설이라면 망설임 없이 읽어야하지 않을까 싶어 선택한 책, <예루살렘 해변>이다.
작가 이도 게펜은 신경인지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인간의 정신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데 스토리텔링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특이한 저자의 이력은 이 책에 실린 14편의 단편에는 인간의 생각, 꿈, 마음 등에 관한 이야기들이 소설 곳곳에 녹아들어있다.
짧은 이야기에 깊은 이야기를 심어야하는 장르의 특성상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들도 많고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해서 평소 단편 소설을 자주 읽는 편은 아닌데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특이한 소재들이 결합되어 소설을 읽는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라디오라는 아주 매력적인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101.3FM]은 발상에서부터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작품은 타인의 생각을 읽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제대로 그려내고 있는데 정확하게 그러면서 기계적으로 읽어낸 생각이 사람과의 관계에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내용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 책에 실린 몇몇 작품들이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이 작품도 그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평소 접하기 힘든 이스라엘 청년 작가의 작품들은 생각과는 달리 그렇게 낯설지 않았다. 아마 인간의 생각을 연구하는 작가의 이력이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이끌어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보편적인 인간의 본성을 현대적 소재로 다룬 작품이 궁금하다면 놓치지 말고 읽어야할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