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딧세이 3
한율 지음 / 문학세계사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3권이면 이제 기---결의 승의 자리쯤 도달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앞서 1-2권에서 생각과는 달리 느리게 이야기가 전개되었다고 하면 이제는 무언가 박차고 이야기를 훅 끌어올릴 단계가 되었다는 생각에 기대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시작이 좋다. 3권 첫 장면은 제주도에 세우려는 테마파크에 제동이 걸리는 장면이다소설의 묘미라고 할 만한 갈등의 서막이 서서히 피어오른다갈등의 시작은 테마파크 부지로 결정된 상모리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다테마파크 부지로 선정된 상모리는 국방부 소유지이지만 이전부터 상모리에 터를 잡고 살아온 이들은 따로 있었고 이들이 자신들의 부지에 결코 테마파크를 세울 수 없다며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상모리 주민들의 반발과는 달리 수혁과 미란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거리를 선사한다. 2권에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두 사람은 3권에서는 더욱 친밀한 관계로 발전한다두 사람이 쌓아가는 서로에 대한 깊은 사랑의 감정은 이 책의 또 다른 묘미이다.

 

상모리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헨리 유 사장의 과거가 조금씩 밝혀진다헨리 유 사장이 제주도 출신이라는 점에서 무언가 연결고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며 상모리 부지 문제가 해결되고 헨리 유 사장은 수혁에게 바다 위에 인공섬인 F-zone을 세울 것이라고 말한다한편 미국의 선진 기술을 캐내기 위해 현세중공업 엔지니어로 위장 취업해 현장에 잠입한 성중사와 정하사는 F-zone의 비밀이라고 할 수 있는 하얀색 누에고치에 관한 정보를 캐내려고 하는데..

 

1,2권에 비해 조금씩 구체화되는 모습들이 소설을 읽는 재미를 높여준다중간 중간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섞여드는 건 1,2권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흥미를 끄는 요소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호기심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3이라는 숫자에 관한 이야기를 3권에 실은 건 우연인지 작가 나름의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흥미로웠다예전부터 3이라는 숫자가 가진 의미를 자주 생각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작가가 다양한 문화적종교적 의미까지 끌어와 설명하는 장면에서 한 동안 깊은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어느덧 소설의 전반부가 끝나간다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흐름이라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서서히 드러나는 전체적인 윤곽에 다음 권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4권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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