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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라르카 서간문 선집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지음, 김효신 옮김 / 작가와비평 / 2020년 9월
평점 :
페트라르카. 처음 들어보는 인물이다. 일단 이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알아보자.
이탈리아의 시인, 인문주의의 선구자. 중세의 초경험적인 가치관에 반대하고, 있는 그대로의 인간성, 기독교적 자각에 불탄 인간의 활동력을 찬양했는데 그러한 주장이 앞으로 올 르네상스의 여러 문화를 낳은 원동력이 되었다. [출처 네이버 종교학대사전/인명사전]
개략적으로 훑어봤지만 여전히 막연하다. 이럴 땐 정공법으로 그냥 치고 들어가 보자. <페트라르카 서간문 선집>에 실린 그의 글을 읽고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자.
이 책에는 페트라르카 자신, 문학, 조국과 정치, 로마, 고대문화에 관련된 서간문들이 실려 있다. 서간문이라고 해서 그냥 편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우리가 생각하는 편지 형태도 있지만 자서전이라고 봐도 무방한 글도 있고 한 편의 시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운문 형태의 서간문도 있는데 다양한 표현 방식이 묘한 매력을 풍긴다.
페트라르카의 편지들을 보면 그는 다양한 고전 작품들에 실린 글들을 인용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곤 한다.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펼치기 위해 다른 이들의 글을 끌어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닌데 너무나 자연스러운 인용에 그의 학문적 소양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페트라르카를 보면서 문득 한용운님이 떠올랐다. 시대적 상황이나, 종교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세상, 조국의 현실에 대한 아픔과 기대 등이 서로 맞물려서 그랬던 것인지 모르겠다. 그저 문득 떠오른 두 사람의 이미지가 서로 겹쳐 보이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시간을 넘어 새로운 누군가를 만난다는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여전히 신비로운 모습을 감추고 있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