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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클래식 - 음악을 아는 남자, 외롭지 않다
안우성 지음 / 몽스북 / 2020년 8월
평점 :
‘사람의 목소리보다 더 좋은 악기는 없다’ 어렸을 때 종종 듣던 말이다. 음악에 관심이 많은 나이였기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었지만 성악이나 오페라와 같은 장르에 관심이 없다고 하자 누군가 내게 했던 말이다. 그때는 크게 와 닿지 않던 말이었는데 요즘은 그 말이 가슴 깊이 다가온다.
<남자의 클래식>에서 소개한 성악가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와 요나스 카우프만(저자의 이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두 사람 모두 독일인이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분명하게 깨닫게 된다. 수많은 악기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음악의 아름다움과는 또 다른 매력이 담긴 그들의 음악은 한 번 빠지면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이다.
클래식, 그 중에서도 성악가 혼자서 부르는 음악은 너무나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한 번에 다 날려버릴 정도로 강렬한 음악을 듣고 나니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절로 생겨난다. 어쩔 수 없이 들어야했던 지루한 음악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그런 음악 말이다.
클래식을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뭘까? 저자의 말처럼 감정을 배제해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삶이라고 여기는 남자의 고루한 생각 때문이었을까?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에 분명하게 느낀 건 클래식은, 또한 그 음악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는 삶의 한 부분을 꽉 채워주는 보물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성악가들의 음악만 그런 게 아니다. 피가니니의 연주는 무언가 사람을 들뜨게 하는, 그러면서도 깊이 생각하게 하는 그런 매력이 넘치고 우리가 익히 아는 모차르트의 변태적인(?) 음악은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과 유쾌함을 던져준다.
음악이 주는 즐거움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이 있을까? 장르는 다를지언정 누구나 한 번쯤 음악이 베푸는 위로나 짜릿함을 맛보았을 것이다. 혹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면 이번에 한 번 클래식을 들어보기 바란다. 클래식은 이 세상이 주는 고독과 외로움은 남겨둔 채 그 어딘가 환상적인 곳으로 이끌어주는 그런 음악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