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멀

휴머니멀 -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산다는 것
김현기 지음 / 포르체 / 2020년 6월

인간과 동물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일까? 약육강식의 냉정한 자연에서 서로를 적대시해야 하는 관계일까? 아니면 지구라는 하나의 구역 안에서 함께 공존하며 이 땅을 지켜야할 협력자일까? 당연히 모두가 협력자로서 함께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조차 수많은 동물들이 인간의 학대 속에서 오늘도 그 삶을 고통스럽게 끝내고 있다.

인간이 동물에게 가하는 이런 해악을 적나라하게 꼬집은 MBC 다큐멘터리 <휴머니멀>을 책으로 읽었다. MBC 창사 특집으로 만든 다큐멘터리라는데 그런 방송이 있다는 걸 전혀 몰랐기에 책으로나마 어떤 내용이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평소 동물에 관심이 많은 편이 아니라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책에 담긴 내용들은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동물의 세계에 침범한 인간들이 어떤 일들을 벌이고 있는지 눈으로 직접 보면서 할 말을 잊었다.

여러 이야기 중에서 트로피 헌터의 이야기가 가슴에 더욱 깊이 남았던 건 스스로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아니 자신들의 행동이 동물들에게 오히려 유익하다는 너무나 이기적인 생각에 뭐라고 하기도 힘들었다. 나름의 논리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에 그들은 자신들이 결코 동물에게 해로운 행동을 하고 있음을 전혀 인지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는다.

상아를 구하기 위해 코끼리의 얼굴만 잘라가고 웅담을 구하기 위해 곰을 철창에서 사육하는 인간의 매정함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모든 행동들이 결국에는 인간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걸 모르는 걸까? 어쩌면 나 역시 그랬을지 모르겠다.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않은 채 나만의 삶을 살아가기에 바빴으니까.

모든 동물이 사라지고 인류만 남은 지구는 더 이상 인간이 살아가기에 적합하지 않은 장소가 될 것이다. 그런 미래를 꿈꾸는 자는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눈을 동물에게로 돌려야 한다. 우리 자신과, 우리 아이들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