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로드 - 사라진 소녀들
스티나 약손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음서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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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으로 상을 받는다는 건 언뜻 생각해도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그 상이 모두에게 인정받는 권위 있는 상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스티나 약손의 <실버로드-사라진 소녀들>이 바로 그런 작품이다그녀의 데뷔작 <실버로드-사라진 소녀들>은 2018년 스웨덴 범죄소설상을 비롯해, 2019년 북유럽 최고의 장르문학에 수여하는 유리열쇠상을 수상했다.

 

소설은 버스를 기다리다 사라진 딸을 찾아 그녀가 사라진 실버로드를 찾아다니는 렐레와 알콜 중독인 엄마와 함께 사는 소녀 메야의 시선을 따라 하나씩 그 모습을 드러낸다딸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입장에서 솔직히 가슴 한쪽이 무거워지는 이런 소설을 읽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컸지만 마치 영화를 보는 듯 장면 하나 하나를 세밀하게 묘사하고 인물의 심리를 깊숙이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에 소설을 읽는 걸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메야가 엄마를 떠나 칼 요한의 식구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독자들은 점점 더 깊은 미로 속으로 빠진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평범한 듯 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그들은 어떤 가족인 걸까그들은 렐레의 사라진 딸 리나의 실종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메야와 그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끝없는 궁금증이 소설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흩어진 조각들이 서서히 맞춰지면서 생각했던 이상의 결론에 다다른다무엇보다 이 소설이 좋았던 점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용기를 잃지 않는 강한 사람들의 모습이다평소에는 연약해 보이는때로는 삶에 지쳐 보이는 이들이 한순간 그 누구보다도 용감한 모습으로 사건을 풀어나간다자신을 위해사랑하는 사람을 위해내가 아닌 남을 위해.

 

사랑하는 한 아이의 아빠인 내게 렐레의 모습은 흘려보낼 수 없는 아픔으로 다가온다결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을 겪는 그의 마음을 소설이 아닌 현실처럼 느꼈던 건 작가의 섬세하고 탁월한 묘사 능력이다그 하나만으로도 이 작품은 놓치지 말아야 할 소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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